''퍼스트 레이디에서 상원의원으로,이제 남은 일은 미 합중국 대통령''

빌 클린턴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로드햄 클린턴이 7일 뉴욕주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힐러리(민주당)는 51%를 득표,49%를 얻은 릭 라지오 공화당 후보를 근소한 차로 누르고 퍼스트 레이디로는 최초로 상원의원이 됐다.

힐러리는 이번 선거전에서 공화당의 강력한 경쟁자였던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이 전립선암으로 중도하차하고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낮은 라지오 의원이 나서 손쉽게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라지오측이 전국적으로 형성돼 있는 반 힐러리 정서를 자극하고 뉴욕에 연고가 전혀 없는 떠돌이 정치인이란 점을 집중 부각하면서 막판까지 고전했다.

그러나 힐러리는 지난 92년 클린턴 대통령이 즐겨 사용한 "멍청아,문제는 경제야"라는 구호를 부활시키고 첨단기술 발전을 위한 세제감면과 20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약속해 승리를 거뒀다.

이번 선거는 양 후보가 8천만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선거자금을 쏟아낸 것으로도 흥미를 끌었다.

현지 언론들은 힐러리가 이번 선거를 통해 퍼스트 레이디에서 상원의원으로 거듭남으로써 남편 클린턴으로부터 정치적인 독립을 했다고 평가했다.

또 야심 많은 힐러리가 상원의원에 만족하지 않고 차기 대권에도 도전할 것이라는 성급한 추측이 무르익고 있다고 전했다.

힐러리는 지난 2월 상원 선거에 출마한 순간부터 ''최종 목표는 대통령''이라는 풍문을 몰고 다녔다.

그녀의 대선 진출을 점치는 사람들은 힐러리가 연고가 없는 지역에서 상원의원에 당선돼 정치력을 입증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힐러리는 웨슬리대학을 거쳐 예일대 법대를 수석졸업하고 미국 1백대 변호사에 두 번 선정된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상원의원으로 입후보하기 전에는 의료개혁위 위원장을 맡아 활발한 사회활동을 했다.

클린턴 행정부의 정책결정 과정에도 강력한 입김을 행사하는 것으로 유명한 그녀는 퍼스트 레이디 역할에서 벗어나 너무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반 힐러리''여론에 부딪치기도 했다.

지난 47년 시카고에서 사업가 휴 로드햄의 장녀로 태어났다.

클린턴 대통령과는 예일대 재학시절 만나 결혼했다.

한때 주지사로 당선된 남편 클린턴을 따라 아칸소로 갔으나 지난 2월 뉴욕주 상원선거에 입후보하기 위해 뉴욕주 웨스트체스터 카운티로 이주했다.

앞으로 최대 관심사는 힐러리가 상원의원을 발판으로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될수 있는가이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