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0일 오전 울산시 울주군 삼남 가천벌 삼성 SDI부산사업장내 윈윈파크(Win-Win Park). 노사 대표가 5백여명의 임직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손을 맞잡고 이회사의 21세기 비전으로 정한 "디지털세상의 진정한 리더"가 되기위해 노사 상생의 발걸음을 힘차게 내디뎠다.

창립후 30년간 노사간 대화로 쌓은 굳건한 신뢰를 4백평 규모의 노사화합공원인 윈윈파크에 담아 창조적 에너지를 발산하는 신조직문화를 뿌리내리기로 다짐했다.

노사는 지난5월에는 제2탄생 디지털 파워 전진대회를 갖고 <>성과의 공동 창출과 배분 <>개인의 비전 향상 <>회사가치 드높이기 <>참여와 협력의 노사협의회 <>건전한 조직문화 선도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담은 "제2탄생 노사화합 선포식"을 가졌다.

수원.천안사업장도 같은달 일제히 노사 상생의 신문화 창조를 위한 노사대화합을 선언했다.

삼성SDI 부산사업장은 비교적 일찍 노사협력에 눈을 뜬 곳이다.

지난 88년 1월 공식적인 사원대의기구로서의 노사협의회가 설립된지 1년여만에 선진형 노사협력체제를 구축했다.

IMF외환위기 등의 외부요인으로 인해 노사간 틈새가 벌어진 적은 있었지만 노사 상생의 큰 틀은 유지하면서 현재까지 무분규 사업장의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는 근로자 중심의 열린 경영으로 노사간 신뢰를 쌓아왔다.

대표이사가 한달에 한번씩 현장에 내려와 사원들과 즉석 미팅을 갖고 고충사항을 해결하고 있다.

또 매달,분기별로 공장장과 대표이사가 각각 개최하는 경영설명회는 경영및 영업정보를 공유하는 노사화합의 장이 되고 있다.

이 자리에서는 생산성 향상 방안과 고충사항,복지향상 방안등에 대해서도 협의를 한다.

지난 1월부터 운영된 사이버토론장은 열린경영의 실천장으로 활용된다.

노사협의회 코너와 공장장 홈페이지에는 지갑 분실부터 사무실 전구 교체건의는 물론 경영진의 책임을 묻는 글도 과감히 올라온다.

회사의 경영실적과 경영방침도 리얼타임으로 전 직원에게 공개됐다.

회사측은 지난 95년 울산에선 처음으로 남.여직원과 현장.관리직간의 차별을 완전히 없애는 신인사제도를 도입했다.

이어 지난해 3월 연봉제를 시행해 생산성 향상분만큼 사원들에게 이익을 과감히 되돌려주고 있다.

지난 3월부터는 3백%의 경영성과급과는 별도로 성과배분제를 도입했다.

사내 복지기금도 95년 20억원에서 99년 1백20억원,올 6월말 현재 1백50억원으로 크게 늘렸다.

회사측의 이같은 노력에 사원들은 생산성 향상과 원가절감으로 보답했다.

사원들은 지난 96년부터 품질향상을 위한 6시그마 혁신운동에 동참해 불과 4년여만에 8백22건의 품질개선 프로젝트를 완수,2천여억원의 원가를 절감했다.

사원개개인의 기술혁신 능력도 크게 향상돼 사원 전부가 회사측이 자체 평가해 수여하는 품질개선 기초 자격증인 화이트벨트를 취득했다.

사업장내 1~3개정도의 핵심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그린.블랙.마스타 블랙벨트)가 전체인력의 20%인 1천6백여명에 이를 정도다.

회사측이 올해 편성한 50억원의 프로젝트 인센티브 기금에서 이미 10억원이 사원들에게 되돌아갔다.

노사협의회 대표와 품질부서 직원들이 공동 참여하는 노사합동 품질향상위원회는 지난해말 가동이후 6개월여만에 생산성을 13%나 향상시켰다.

이러한 노사 상생의 전략 덕분에 다른 회사가 정리해고등으로 분규를 겪던 지난 98년에도 근로자들에게 별도의 성과금을 나눠주는 등 이 회사는 동종업계 최고의 임금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생산성 향상과 품질혁신운동으로 지난 99년 5조2천억원의 매출액이 올해는 6조3천억,내년에는 7조5천억원등 연평균 20%이상 급신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