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자금시장은 여전히 한겨울이다.

프라이머리 CBO 펀드 등으로 신용도가 떨어지는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일부 가능해졌으나 유통시장에서는 여전히 BBB 이하의 회사채는 거래가 잘 되지 않는 등 시장경색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특히 연말까지 17조원에 달하는 회사채 만기물량이 대기하고 있다.

여기에 한보철강 매각이 차질을 빚고 있는데다 동아건설도 채권단에 대규모 신규자금 지원을 요청하는 등 은행들이 부담을 가질 만한 사안들이 계속 터지고 있어 자금시장이 더욱 움츠러들 전망이다.

은행들도 기업 및 금융 구조조정을 앞두고 기업에 대한 대출을 줄이고 있어 기업 자금난을 부채질하고 있다.

한은이 내놓은 "9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신탁대출을 포함한 은행대출은 5조3천억원 증가했다.

이중 3조원은 예금보험공사에 대한 대출로 실제 기업대출 증가액은 2조3천억원에 머물렀다.

이같은 대출 증가액은 지난 8월 4조1천억원의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 지난 7월(7조원)에 비해선 3분의 1에 머무는 액수다.

이번주 금융시장의 촉각은 기업 구조조정의 향방에 쏠려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주 잠재부실 기업에 대한 신용위험 평가기준(가이드라인)을 발표함에 따라 은행권은 일제히 기업 살생부 작성에 착수했다.

또 대우차와 한보철강 처리작업도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금주 금융시장은 기업 구조조정과 주식시장 동향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게 금융계 관측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