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가 내성(耐性)을 찾고 있다.

미국 나스닥지수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등 일부 기술주의 등락에 국내시장 전체가 휘청거리는 종속장세에서 탈피,독자노선을 가려는 움직임이다.

6일 시장이 그랬다.

종합주가지수는 전날 미국 나스닥지수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3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코스닥지수 역시 강세장을 이어갔다.

특히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12.65%나 폭락했으나 삼성전자 현대전자는 소폭 하락에 그쳤다.

SK텔레콤 한국통신등 전통적인 외국인 선호주도 강세였다.

전문가들은 미국증시로부터의 내성이 강해질 경우 투자전략도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미국증시및 외국인에 큰 영향을 받는 대형주를 무조건 피할 것이 아니라 가격메리트가 있는 종목을 중심으로 저가매수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내성 강해지나=지난달 28일이후 지난 5일까지 나스닥지수가 3,778.32에서 3,472.10으로 8.9%하락했지만 종합주가지수 이 기간동안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대해 이남우 삼성증권 상무 "국내증시가 미국과의 연관성에서 벗어나려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을 포함한 이머징마켓이 살아나려면 미국시장의 종속에서 하루빨리 벗어나는게 급선무"라면서 한국증시도 바람직한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로선 종속에서 완전히 탈피했다고 판단하기엔 이르다"고 덧붙였다.

내성강화는 삼성전자에서 두드러진다.

이길영 ING베어링증권 상무는 "전날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폭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삼성전자가 1%하락에 그친 것은 다소 의외"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거래량은 최근 3일째 감소세다.

이에 대해 이 상무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주가와 무관하게 삼성전자를 팔려고 하는 세력이 크게 줄어든 증거"라고 풀이했다.

대형주가 바닥권에 진입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셈이다.

◆혼돈에 빠진 외국인=내성은 외국인의 혼돈상태가 한몫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남우 상무는 "악재가 오랜기간 반영되고 주가 역시 과도하게 하락해 단기 급반등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외국인들도 자신감을 갖고 시장을 대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외국인들은 아직까지 나스닥지수 등락에 맞춰 포지션을 달리하고 있다.

그러나 그 규모가 작고 국내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하다.

이남우 상무는 "향후 2∼3개월간 전개될 정부의 금융·기업구조조정 과정이 외국인 매매의 가장 큰 변수로 부상할 것 같다"고 말했다.

◆투자전략=전문가들은 미국 영향권에서 벗어나고 있는 만큼 외국인 매물을 우려한 대형주 기피증세는 더이상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하고 있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SK텔레콤 한국통신등 낙폭이 과도한 통신주가 바닥을 친뒤 거래를 수반하면서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다"면서 "중소형 개별종목 보다 삼성전자 삼성전기등 낙폭이 과도한 대형주를 우선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사장은 나스닥지수 하락에도 불구하고 지수가 견조하게 버티자 종합주가지수 550선이 바닥이라는 인식이 더욱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