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BS 드라마가 최고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대하드라마 ''태조 왕건''이 ''허준'' 이후 무주공산이 된 시청률 경쟁에서 꾸준히 선두를 고수하고 있는데 이어 지난달 18일부터 방송중인 월화드라마 ''가을동화''는 예상을 뒤엎고 30%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가을동화의 선전은 KBS 제작진도 의외로 받아들일 정도다.

당초 탄탄한 출연진과 구성으로 화제를 모은 MBC''아줌마''에 고전할 것이라는 주변의 예상을 일축하고 이번주에는 2배 가까운 시청률로 ''아줌마''를 저만치 앞서갔다.

강원도 일대의 아름다운 산하를 수채화처럼 담아낸 윤석호 PD의 영상미와 송승헌,원빈 등 청춘스타들의 연기가 10∼30대 여성 시청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는 평가다.

일일드라마에서도 KBS가 독주체제를 굳히고 있다.

KBS 일일연속극 ''좋은 걸 어떡해''는 경쟁사인 MBC ''당신 때문에''를 더블스코어로 제치고 있다.

일일연속극의 선전은 9시 뉴스 시청률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에 오는 18일부터 방송하는 수목드라마 ''천둥소리''(극본 손영목)마저 선전한다면 KBS는 월요일부터 주말까지 전 드라마 부문을 아우르는 사상 유례없는 황금띠 편성체제를 갖추게 된다.

교산 허균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다룬 천둥소리는 방송3사 가운데 KBS가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사극이라는 점에서 그 가능성이 더 커보인다.

지난해까지 고전을 면치 못하던 KBS 드라마의 선전을 두고 방송가에서는 ''일시적''이라는 평에서 ''KBS의 풍부한 인력풀이 드디어 힘을 발휘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 등 의견이 분분하다.

KBS의 최상식 드라마 국장은 "타 방송사에 비해 유명작가군이 부족한 KBS가 기획력과 작품성만 괜찮다면 관록을 따지지 않고 젊은 작가들을 과감히 기용한 게 힘을 발휘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