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에서 선(善)하게 살아가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

선하다는 것이 오히려 해가 되는 사회는 아닌가.

20세기 최고의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희곡 ''사천의 착한 사람들''이 던지는 질문이다.

브레히트의 세계관이 마르크스적인 기반 위에 세워졌다는 사실을 전제하면 결론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다.

그는 개인의 잘못이나 악행이 결코 개개인의 인간성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왜곡된 사회구조와 불가항력적인 상황 때문이라고 작품속에서 말한다.

20세기 이데올로기에 대한 반발이 단절되고 파편화된 인간탐구로 이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브레히트 작품은 하나의 ''고전''으로 자리잡고 있다.

서울시극단이 세계 명작극시리즈 네번째 무대로 ''사천의 착한 사람들''을 선택한 이유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 작품은 21일부터 10월1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소극장 무대에 올려진다.

''에쿠우스''''봄날'' 등을 통해 개성있는 연출력을 선보여온 김아라씨가 연출을 맡는다.

그는 "이념을 벗어나 금권만능주의에 찌든 현대사회를 고발하고 여기에서 희생되는 개인의 문제에 포커스를 맞출 수 있는 텍스트"라고 이 작품을 설명한다.

"실험적이고 감각적이면서도 색깔이 강하다"고 느낌을 전한다.

젊은 연기자그룹 중 재능을 인정받고 있는 이항나,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주는 서울시극단 단원들,탤런트 김을동과 송일국 모자가 출연해 극에 재미를 더한다.

(02)399-1647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