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백% 이상의 수익률을 올리며 간접투자시장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뮤추얼펀드가 무대 뒤편으로 사라지고 있다.

대부분의 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20% 이상 원금을 까먹은 펀드도 수두룩하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대표주자로 각광받았던 박현주 사장의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최근 별도의 투신운용사를 설립하는 등 뮤추얼펀드 시장을 사실상 포기하는 모습이다.

이러다간 어렵게 가꿔온 뮤추얼펀드 시장이 조만간 고사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뮤추얼펀드가 이처럼 외면받는 이유는 뭘까.

표면적으로는 수익률이 가장 큰 문제다.

지난해 성적과 비교할 때 이 점은 더욱 두드러진다.

투신협회에 따르면 지난 9일 현재 82개 주식형 뮤추얼펀드의 평균 누적수익률은 마이너스 12.86%.원금에서 이만큼의 손실이 났다는 뜻이다.

마이다스에셋의 ''마이다스하이테크전환형 주식1''(-38.44%),리젠트자산운용의 ''리젠트빅히트40 전환형''(-37.38%),미래에셋자산운용의 ''박현주 성장형 2호''(-36.87%) 등 11개 펀드는 30% 이상 원금이 줄어들었다.

전체의 80%에 해당하는 66개 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중이다.

이에 따라 시간이 갈수록 뮤추얼펀드의 전체 수탁고가 쪼그라들고 있다.

펀드만기는 속속 도래하고 있지만 추가 자금의 유입은 이 속도에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현재 채권형과 주식형을 모두 포함한 전체 수탁고는 3조6천억원 수준.올 들어서만 2조원 이상의 자금이 시장을 떠나버렸다.

자산운용사들은 자금을 묶어 두기 위해 최근 기존 펀드을 준 개방형 펀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다.

투자자들에게 한번 더 믿어달라고 조르기엔 불신의 골이 너무 깊어진 탓이다.

"요즘은 한숨부터 나온다"는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의 말이 뮤추얼펀드의 현주소를 대변하고 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