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와 전임의의 파업이 계속되면서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환자가 사망하는 등 희생이 속출하고 있다.

여기에다 의사협회 상임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오는 11일부터 전국 동네의원이 일제히 문을 닫을 경우 종합병원의 응급실마저 마비되는 최악의 의료공백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번 전면폐업결정은 의사협회가 정부와 대화에 나서기에 앞서 포석을 놓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실낱같은 의료대란 해결 가능성도 남아 있다.

<>전면폐업투쟁 결의 왜 나왔나=지난 1일 시작된 동네의원의 폐업이 누그러들다 8일 대전 부산 전남지역 동네의원의 가세로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의협 상임이사회는 바로 이점을 주목했다.

회원의 뜻이 폐업투쟁에 있다고 보고 전국적인 동네의원 폐업을 강행키로 한 것이다.

이미 파업을 벌이고 있는 전공의와 전임의 힘까지 합칠 경우 정부를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이면에는 의협 상임이사회가 그동안 의사협회 의권쟁취투쟁위원회 시.도의사회장단 등 의료계의 3축간 내분으로 희미해진 대표성을 다시 확보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계기로 의료계 대표창구로 나서 최선정 신임 보건복지부 장관과 담판을 벌이자는 복안이 깔려 있다는 이야기다.

대통령이 이번주내에 의료대란을 마무리하도록 지시한 상황에서 의료보험수가 현실화와 의료발전계획 등 온건한 요구를 해온 의협이 대화에 나설 경우 의료대란이 극적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잇단 환자 희생=전공의에 이어 전임의가 이틀째 파업을 벌이면서 대형병원에서는 외래진료가 거의 마비되고 수술이 연기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광주기독병원에 입원한 후 의료기기 고장과 전공의 파업 등이 겹쳐 치료를 받지 못한 박모(50.광주 월산동)씨가 병원을 옮기는 도중 사망한 것으로 8일 밝혀졌다.

담도결석증 치료를 위해 입원했던 박씨는 패혈증과 췌장염 등의 합병증과 몸안의 노폐물로 인해 기도가 막혀 숨을 거뒀다.

박씨는 지난달 27일 심한 복통으로 이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다음날 입원 검사를 받고 담도결석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박씨는 돌만 없애면 되는 간단한 시술이라는 설명을 주치의로부터 듣고 지난 2일 수술받기로 했으나 쇄석기가 고장나 수술이 8일로 연기됐다.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강제퇴원당한 주부 정모(34.인천시 작전2동)씨도 지난 6일밤 사망했다.

남편 남모(43)씨에 따르면 아내가 지난2일 고열 두통 구토 증세로 서울 여의도성모병원 응급실로 긴급 후송돼 위염으로 판정받았으나 병원측이 전공의 파업을 이유로 4일 강제퇴원시켰다는 것.

정씨는 증세가 가라앉지않자 6일 밤 인천 안병원으로 옮기는 도중 사망했다.

그러나 여의도성모병원측은 정씨를 2일 진료한후 3일치 약을 주고 증세가 호전되지 않으면 4일 다시 방문토록 조치했다는 상반된 주장을 폈다.

김도경 기자 infof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