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석 < 시공테크 대표이사 /kspark@tst.co.kr >

미국 MIT에서 학위를 받고 여러 가지 국제적 활동을 하는 N박사는 어느날 조찬을 하는 자리에서 이런 말을 했다.

"박사장,그렇게 바빠서 어떻게 하려고 그럽니까. 저도 은사한테 들은 얘기입니다만 Say ''No''를 하십시오. 어떤 결정을 할 때,또 대답을 할 때 ''Yes''를 많이 하는데 과감하게 ''No''를 하세요. 그러면 조금은 덜 바쁩니다"

내가 늘 시간에 쫓기는 모습을 보고는 안쓰러워서 하는 말이었다.

순간 나는 가벼운 충격을 받았다.

그것은 바로 내 삶의 정곡을 찌르는 얘기였기 때문이다.

그 분은 미국 일본 중국을 오가며 사업을 한다.

그날도 우리 회사의 중국 진출을 도와 주기 위해 바쁜 시간을 내 함께 했었다.

그 분 역시 나 못지 않은 ''일의 노예''다.

그래서 늘 say no를 생각하지만 그래도 say yes가 대부분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했다.

''바쁜 인생''-사실은 내가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 어휘다.

대학시절 난 정말 바쁜 학생이었다.

아르바이트를 두 군데나 하고 3백65일 쉬지 않는 동아리 회장도 2개나 맡았다.

각종 체육대회를 하면 배구 축구 농구 탁구 모두 뛴다.

저녁에는 막걸리 마시고,그러면서 특대 장학생도 하고….

그러자니 대학 4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가버렸다.

기업을 시작하고부터는 나는 내가 아니었던 것 같다.

기업하는 사람치고 한가한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마는 지나치게 일과 시간의 노예가 돼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박사의 말처럼 say yes를 say no로 바꾸어야 하는지 아직 결론을 못 내리고 있다.

물론 그 말의 뜻은 ''바쁘지 말라''는 게 아니라 가급적이면''중요한 일로만 바쁘라''는 뜻일게다.

즉 결단력 없이 인정에 끌려 이것 저것 "Yes"하지 말라는 뜻이겠지만 세상일이 어디 마음대로 되는가.

Say "No"- 내겐 절실히 필요한 단어다.

하지만 실행에 옮겨질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