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명의 항의시위대와 진압군경이 무력충돌한 가운데 알베르토 후지모리 페루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임기 5년의 대통령에 공식취임, 3기집권에 들어갔다

검은색 정장에 국가원수를 상징하는 홍.백의 띠를 어깨에 두른 후지모리대통령은 이날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수도 리마 일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취임반대 및 반정부 시위 등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채 "앞으로 5년동안 민주제도를 강화하고 일자리 창출과 경제발전등 페루의 번영을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취임식에는 중남미의 국가원수중 볼리비아와 에콰도르 대통령만이 참석했고 나머지 나라에서는 부통령이나 현지 대사에 특사자격을 부여한 뒤 참석시켜 2기 집권때와는 달리 썰렁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 행사도중 46명의 야당의원들이 부정선거를 규탄하며 의사당을 빠져나간데 이어 의사당 밖에서는 후지모리 대통령의 취임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져 대 부분의 참석자들이 불안한 마음으로 취임식을 지켜봤다

한 야당 의원은 방독면을 쓴 채 "선거를 다시 실시하라"는 대형 플래카드를 흔 들었으며 다른 의원들은 ''독재중단'' 등의 구호를 연호하기도 했다

한편 리마에 집결한 8만여명의 반정부 시위대는 이날 헌정질서 회복과 재선거 등을 주장하며 시내 곳곳에서 3일째 가두시위를 벌이다 최루탄과 물대포로 진압에 나선 경찰과 충돌했다

시위자들은 후지모리 대통령을 쥐로 표현한 그림과 민주주의의 사망을 상징하는 검은색 관을 들고다니며 후지모리의 3기 집권을 강력히 규탄했다

리마시 소방관들은 시위대가 취임식 직후 전 교육부 건물에 불을 질렀다고 밝혔 으며 소식통들은 미국 애틀랜타에 본부를 둔 콕스 뉴스네크워크의 기자 1명을 포함, 최소한 4명이 크게 다쳤다고 전했다

[한경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