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정부에 마이크로소프트(MS)는 한마디로 골치덩어리다.

19개 주정부들이 연방정부와 함께 MS를 반독점법이란 올가미에 옭아매는데는 성공했지만 이 여파로 MS주가가 폭락하는 바람에 주정부의 연기금펀드들이 큰 손해를 보고 있다.

매사추세츠주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3백20억달러 규모의 매사추세츠주 연금펀드는 6월말 현재 MS주식에 3억1천3백80만달러를 투자해놓고 있다.

그러나 올들어 MS주가가 법원의 독점판결과 기업 분할명령 등의 여파로 38%나 급락,1억5천만달러(평가액)를 고스란히 날렸다.

이 펀드의 MS주 투자규모가 제네럴 일렉트릭(GE),시스코시스템스 인텔 다음으로 큰 탓에 전체 펀드수익률도 크게 떨어졌다.

다른 주정부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연방정부 다음으로 연금펀드 규모가 큰 캘리포니아주도 현재 MS주에 19억달러를 투자했고 플로리다주(11억달러)와 뉴욕주(18억달러)도 거액을 투자해놓은 상태다.

따라서 19개 주정부의 MS주 관련 투자손실액은 수십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주정부 연금펀드들이 MS주가 폭락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반면 연방정부 연금펀드는 사정이 사뭇 다르다.

4천9백4억달러(99년말 현재)에 달하는 연방정부의 연금펀드는 주로 국채(재무부채권)에 투자하기 때문에 MS판결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지 않고 있다.

미 주정부들이 MS에 칼날을 들이대면서도 동시에 MS주식에 투자한 것은 펀드운용이 철저하게 분리,운용되기 때문이다.

매사추세츠 주정부의 연금담당자인 스콧 헨더슨은 "연금펀드매니저들은 주정부의 정치적 결정과는 무관하게 수익극대화를 목표로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모든 주정부가 MS주식 투자에서 평가손실을 낸 것은 아니다.

미시건주 연금펀드의 경우 보유중인 MS주(1천2백80만주) 대부분을 오래전에 주당 9.9달러에 매입했다.

21일 현재 MS주가가 주당 72.3125달러임을 감안하면 최근 주가약세에도 불구하고 거액의 평가차익을 내고 있다.

<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