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메이커의 부재는 한국 축구의 고질적인 문제였다.

게임을 조율할 수 있는 리더가 없어 한국 축구는 언제나 결정적인 고비를 넘지 못했다.

이같은 상황은 우리 기업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IMF라는 국가적인 위기를 겪으면서 국내 기업은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리더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어느 때보다 빠르게 주변환경이 변하고 있는 지금 기업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 맥킨지의 존 R.카젠바흐와 그의 동료들이 펴낸 "맥킨지의 변혁 프로젝트 RCL"(김원중 외2인 옮김,한언출판사,1만9천원)이 해답을 제시한다.

카젠바흐와 RCL팀은 성공적인 조직 개혁이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가 올 것을 예상하고 3년간에 걸쳐 세계 유수 기업에서 변혁을 이끌고 있는 1백50여명의 리더들을 연구했다.

이를 통해 최근 기업들의 위기를 해결할 주인공은 영웅적인 최고경영자가 아니라 새로운 유형의 중간관리자들이라는 사실을 밝혀낸다.

저자는 이들을 "RCL"(Real Change Leader.변혁관리자)이라 지칭한다.

RCL은 급변하는 생존경쟁에서 조직구성원들의 행동변혁을 위해 경쟁사들보다 더욱 신속하게 신기술과 업무수행 방법을 터득,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전략을 제공한다.

이들은 직원들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며,급변하는 경영문화와 시장에 탁월한 적응력을 발휘한다.

대표적인 인물이 미국 컴팩사의 조지 데블린.

그는 1980년대 IBM이라는 골리앗에 맞서 컴팩사를 세계적인 PC업체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컴팩사 스코틀랜드 지사에서 일하던 조지는 제조공정에 "팀-제조"(cell manufacturing)기법을 도입했다.

주 컨베이어를 떼어내고 그 자리에 직원들로 구성된 제조팀을 집어넣은 것이다.

그는 이처럼 운영체제를 총체적으로 바꿔 당시 컴팩사의 제조공정에서 가장 부정적인 요인으로 지적됐던 "단위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임으로써 생산성을 높이는데 성공했다.

조지 데블린 외에도 모빌의 톰 티민스,실드에어의 돈 테이트,텍사스 상업은행의 마크 사피로 등이 기업의 변혁을 이끈 RCL로 꼽힌다.

카젠바흐팀은 앞으로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같은 RCL을 키우는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1.보다 나은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지칠줄 모르고 일에 몰입한다.

2.기존 권력의 원천과 규범에 도전하는 용기를 지니고 있다.

3.예기치 않았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솔선수범한다.

4.그들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동기를 유발시키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5.다른 사람들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6.조용히 업무를 추진한다.

7.자신들과 주위 사람들이 낙담할 만한 상황이 발생할 때 이를 극복할 수 있게 해주는 유머감각을 지니고 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