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분야에서 현대와 북한간의 협력은 유.무선 통신 서비스와 통신장비 공동생산, 통신용 소프트웨어 공동개발 등이 핵심이다.

현대는 정주영 전 명예회장이 북한을 수차례 다녀오면서 오래전부터 계열사인 현대아산(주)을 통해 통신분야 협력을 타진해 왔다.

이 가운데 특히 관심을 끄는 사업은 북한에서 이동전화 서비스를 한다는 것이다.

현대아산은 북한 체신성과 손잡고 평양에서 이동전화 서비스 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북한측으로부터 사업권을 승인받고 나면 국내 이동전화 장비업체 및 서비스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미 SK텔레콤 등 이동전화업체들과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내 전화 사업과 관련, 평양 같은 대도시에는 유선통신망을 설치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농어촌이나 산간지역에는 WLL(무선가입자선로) 장비를 공급하는 계획도 추진중이다.

WLL은 전화국과 가입자를 연결하는 통신망을 무선으로 구축하는 통신방식이다.

가입자까지 전화선을 깔 경우 자금이 많은 드는 농촌이나 산간벽지에 적합하다.

따라서 단시간에 적은 비용으로 전화보급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다.

중국도 통신망 현대화 사업에 WLL을 많이 활용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시외 전화망은 주로 광케이블을 활용해 구축한다.

시외 전화망은 평양을 중심으로 해주 원산 신의주 등 대도시간을 연결하는 사업을 우선 추진하고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광케이블을 설치하는 단계적인 방식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의 북한 통신사업은 온세통신이 주도적으로 맡을 것으로 보인다.

온세통신은 현대 계열사는 아니지만 현대가 28.3%의 지분을 갖고 있는 최대주주다.

온세는 현재 금강산 관광용으로 8개 회선을 운용하고 있다.

금강산 장전지역에서 일본을 거쳐 서울로 잇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온세통신은 제2단계로 금강산 일대에 유.무선복합통신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 통신망이 완공되면 금강산 관광객들은 등산중에도 휴대폰으로 남한의 친지들과 자유롭게 통화할 수 있게 된다.

현대는 신설 서해공단 일대에서도 휴대폰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도록 무선통신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 사업도 온세통신에 맡겨 준비하고 있다.

온세는 현재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방식의 이동전화망을 설계하고 있다.

이 통신망은 제3국의 중계를 거치지 않고 통신위성을 통해 남북한을 직접 잇는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현대는 이밖에 북한의 풍부한 소프트웨어 인력을 활용해 통신용 소프트웨어를 공동개발하고 통신장비를 공동생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김광현 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