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중개수수료 조정방안"이 시행되면 소비자 부담은 어느 정도 늘어날까.

건설교통부는 이번 조정방안이 실제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지불하는 평균 수수료율인 0.6~0.7%를 기준으로 정해졌기 때문에 수수료 부담이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거래가액이 낮은 물건(거래 5천만원,임대 2천만원 미만)의 경우 수수료 부담이 오히려 줄어든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4백만원짜리 매매의 경우 현재는 수수료율 0.9%(3만6천원)에 한도액이 3만5천원이어서 수수료는 3만5천원이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조정방안중 가장 수수료율이 높은 2안(0.8%)을 적용하더라도 3만2천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거래가액이 높아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1천만원만 넘어도 수수료율이 0.6%에서 최고 0.8%까지 올라간다.

5백만원 미만에 거래되는 부동산이 실제로는 거의 없다는 점을 점을 감안하면 그 인하효과가 그리 크지 않은 셈이다.

거래빈도가 많은 중형 아파트의 수수료를 비교해 보면 이같은 점은 명확하게 드러난다.

예를 들어 2억2천만원짜리 아파트를 사는 경우 지금은 거래가액의 0.25%인 55만원만 중개료로 내면 되지만 조정되는 요율(0.4~0.5%)로는 88만~1백10만원을 내야 한다.

적어도 60%가량 오르는 셈이다.

이에대해 건교부는 실제 부동산 거래시장에선 2억원이상~4억원미만 부동산의 평균 수수료가 1백66만9천원(국토연구원 자료)이기 때문에 인하효과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거래규모가 큰 대형 부동산은 수수료 부담이 더욱 더 늘어난다.

1백억원짜리 빌딩을 사는 경우를 가정해보자.현재는 수수료율 0.15%(1천5백만원)와 한도액 3백만원중 낮은 금액인 3백만원만 내면 된다.

그러나 조정방안은 한도액없이 수수료율만 0.9%로 정했기 때문에 수수료가 9천만원이 된다.

수수료가 30배나 오르는 셈이다.

물론 이 경우 중개의뢰인과 중개업자가 상호계약을 맺고 수수료를 조정할 수 는 있다.

하지만 법적 요율이 명시돼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중개업자에게 요율을 낮춰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낮은 요율 체계가 있는 상황에서도 중개업자가 웃돈을 요구하는게 다반사이고 보면 더욱 그렇다.

송진흡 기자 jinhu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