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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산칼럼] 평양에서 본 남북경협..문정인 <연세대 교수/정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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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렵게 마련된 남북 정상회담이 대성공으로 끝났다.

    아직 완전한 평가를 하기에는 때가 이르지만 6.15 남북공동선언은 우리 민족사에 한 획을 긋는 대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6.15 공동선언은 여러 면에서 그 의의를 높게 평가할 수 있다.

    종래의 성명과 합의서 단계를 넘어 선언적 차원에서 평화공존과 민족통일을 추진하겠다는 남북 지도자들의 결연한 의지가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민족공조와 국제공조를 통해 통일의 문제를 풀어 나가며,그 방향을 남북 연합과 연방제의 접점에서 찾겠다는 것 역시 새로운 발상의 전환이라 하겠다.

    이와 더불어 경제부문에 있어서도 새로운 접근이 모색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이번 선언은 교류 협력의 강화를 통해 민족 경제의 균형 발전을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민족 경제라는 용어가 함의하고 있듯이 이번 선언은 남과 북의 경제를 하나의 민족 경제권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호혜적 상호주의를 통해 상생과 공생의 경제,어느 일방이 타방을 수탈하는 것이 아니라 쌍방이 득을 얻는 윈-윈 구도를 구축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이번 방북을 통해 선언적 내용을 뒷받침해주는 일련의 증거들을 얻을 수 있었다.

    방북 기간중 특별수행원으로 참가한 남측 기업가들은 북측 인사들에게 교류 협력의 전제 조건들을 분명히 밝혔다.

    민간부문의 경제교류는 자선이 아니라 이윤의 극대화를 전제로 한 시장교환이며,이러한 시장교환을 가능케 해주는 제도적 장치없이 교류의 활성화는 어렵다는 점을 명백히 했다.

    그 구체적 대안으로 이중과세 방지,투자보장,결제수단의 제도화,재산권 보호,그리고 자유로운 기업활동의 보장등을 촉구했다.

    특히 남측 기업을 국내 기업으로 규정하는 기존 합영법의 맹점을 지적하고 중국의 화상 유인책에 대한 체계적 연구를 제언하기도 했다.

    북측 반응은 의외로 전향적이었다.

    민족경제협력위원회의 정운업 위원장을 필두로 한 북측 인사들은 남측 기업인들의 주장에 전반적으로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남북 정상간에 총론적 타결없이 경제부문의 각론적 추진이 어렵다는 것이다.

    다행히 6.15 공동선언이 채택된 이상,각론 부문에 있어서 북측의 일방적 회피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정일 위원장의 실사구시적 태도로 보아 낙관적 전망을 해도 무방할 것이다.

    한 예로 베이징을 경유한 평양 방문은 시간적 금전적 손실이 크다는 남측 기업인들의 애로 표명에 김 위원장은 즉석에서 판문점을 통한 직접 방문을 흔쾌히 수락했다.

    그 실시여부는 두고볼 일이지만 이는 매우 파격적 조치라 하겠다.

    이번 방북에서 절감한 것은 명분과 실리의 괴리를 좁혀야 한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북측에 개방 개혁,그리고 중국식 시장 사회주의의 채택을 명분론적으로 요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민족 경제의 균형 발전을 위해 경제 교류와 협력을 하게 되면,그 선행조건으로 개방과 개혁을 위한 제도 개선은 뒤따르게 마련이다.

    제도 개선없이는 교류 협력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개방 개혁을 과도하게 주장하고 나설 경우,이 분야에서 일하는 북의 경제 일꾼들이 남측의 하수인으로 비쳐져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방북 기간중 체험한 또다른 감동은 우리 기업인들이 보여준 남북 경제교류 협력및 통일에 대한 의지와 열망이다.

    북측의 대대적 환영에도 불구하고 방문 첫날인 6월13일에는 공식적인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았다.

    게다가 14일의 김대중 대통령 주최 만찬에 김정일 위원장이 참석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이러한 소식을 접하자 손길승 SK회장은 14일 새벽 조깅을 마치고 대동강변의 정자에 앉아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도록 기(기) 염력에 호소했다는 것이다.

    구본무 LG회장도 인상적이었다.

    방북기간 내내 감기 때문에 고생했는데 공동선언 합의가 발표되자,자정이 가까운 시간인데도 그냥 있을수 있느냐며 양주 두병을 가져와 축하 파티를 가졌다.

    이제 55년만의 첫 집안잔치는 성공적으로 끝났다.

    그러나 이것은 역사의 끝이 아니다.

    평화공존과 민족통일을 위한 대장정의 첫 걸음에 불과하다.

    이 대장정의 동력은 경제 교류와 협력에 있다.

    경제 부문이 잘 진행돼야 타 부문에의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이 점을 유념하며 우리 기업들은 신중히,그러나 전향적으로 새로운 남북관계의 견인차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

    cimoon@ mail.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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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자는 김대중 대통령 평양방문시 남북문제전문가로 수행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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