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주들이 참을성이 없다.

대주주들은 경영진에 실수를 만회할 시간과 기회를 주지 않고 실적이 부진하면 가차없이 퇴진시키는 일이 늘고 있다.

특히 최고경영자(CEO)들에겐 그들의 전임자들이 누렸던 "시간적 여유"와 "학습기회"를 주지도 않는다.

지난주 가정용품 생산업체인 프록터&갬블(P&G)의 CEO 더크 야거가 재임 17개월만에 사표를 냈다.

경영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라는 주주들의 등쌀때문이었다.

사무기기 생산업체인 제록스의 사장겸 CEO 릭 토먼도 지난 5월 경질됐다.

올 1.4분기에 2억4천3백만달러 적자를 내자 주주들은 CEO에 오른지 1년을 갓 넘긴 그를 내쫓아버렸다.

애트나보험의 리처드 휴버는 2년6개월만에 회장겸 CEO직을 지난 2월 사임했다.

회사측이 실적악화를 발표한지 한달만이다.

지난 4월엔 코카콜라의 CEO인 더글러스 아이베스터가 2년도 못채우고 "젊은 나이(56)"에 물러났다.

판매감소와 주가하락등이 사임배경이었다.

전문가들은 CEO의 수명단축이 투자환경이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주주들이 점차 단기적 수익률에 관심을 높이고 있어 "장기적 비전"보다는 "당장의 수익"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주들이 단기수익에 연연하다 보니 기업실적의 부실징후만 엿보이면 경영진들은 곧바로 도마위에 올려진다.

지난 10여년간의 가파른 경제성장과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도 주주들의 인내심이 줄어든 요인중 하나다.

하지만 최고경영자들의 잦은 교체는 기업의 장기적 발전에 악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CEO들은 재임기간이 짧아지면서 시행착오를 거쳐 능력을 발휘할수 있는 기회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