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현대건설 중공업 상선 3개 계열사에 대한 소유지분을 대부분 매각하고 그룹에서 분리되는 현대자동차의 최대주주가 됐다.

이로써 정몽헌 회장은 현대그룹의 실질적인 오너로서 그룹경영권을 완전 승계하게 됐다.

김재수 현대 구조조정위원장은 25일 오후 서울 계동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 명예회장이 소유한 현대중공업(11.1%) 현대건설(4.1%) 현대상선(2.7%) 지분을 매각하고 대신 현대중공업이 갖고 있던 현대차의 지분 6.8% 전량을 매입했다고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정 명예회장이 앞으로 현대차 주식을 추가 매입, 지분을 9%로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지분정리로 중공업 등 3개사에 대한 정 명예회장의 지분은 각각 0.5%씩으로 줄었다.

정 명예회장의 현대중공업 지분은 정 회장이 최대주주인 현대상선이 전량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현대건설 지분도 정 회장이 개인자격으로 매입해 최대주주가 됐으며 현대상선 지분은 현대건설이 인수했다.

김 위원장은 정명예회장의 현대차 지분 매입에 대해 "정 명예회장이 자동차부문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에서 전적으로 본인의 뜻에 따라 내린 결정이었다"면서 "현대차에는 이계안 사장을 통해 이같은 결정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 명예회장이 현대차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을 것이며 대주주로서 조언을 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정몽구 회장 체제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현대차의 계열분리는 지분정리와 이사겸임 해소 등의 절차와 규정에 따라 이미 약속한 6월말까지 완료될 것이며 인천제철의 계열분리도 6월말 이전에 매듭짓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6월까지 자동차소그룹 4개사 외에 현대강관 등 9개 계열사를 추가 분리하고 오는 9월중에는 현대석유화학을 떼어내 현재 36개인 계열사 수를 22개사로 축소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몽헌 회장은 26일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 김경림 행장을 만나 구조조정 계획을 설명할 예정이다.

문희수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