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당국이 남북한간 "대화" 사실을 공식 확인한 가운데 올 하반기부터 북한의 도로 철도 등 사회간접시설(SOC) 분야와 통신 에너지 농업기반시설 등에서 대규모 특수가 예상된다고 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이 3일 말했다.

이 수석은 이날 "미국이나 일본,유럽연합(EU) 국가들이 북한시장을 선점하기 전에 우리 기업들이 북한진출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기업을 비롯한 국내외 기업들이 대북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사회주의 국가인 북한을 12억 중국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북한과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간에 적용되는 "호혜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북한이 개혁 개방을 선언할 경우 소비재 산업에서는 섬유와 신발 의복 봉제 식품가공은 물론 컬러TV 냉장고 등 가전기기 조립의 대북투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나진 선봉 등의 공단개발과 북한의 간선교통축 확충, 남북한 도로 철도망건설, 북한 항만시설건설, 육상운송 도로건설 등의 사회간접시설(SOC)에 대한 투자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밖에 비료와 농약, 농기계, 방제사업, 종자개량, 한약재 등의 농업관련 비즈니스 기회가 늘고 북한의 발전설비교체와 정유시설 등에 대한 투자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 수석은 "북한이 대규모 특수를 가져올 만큼 재원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북한이 활용할 수 있는 국내외 자금의 종류는 다양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7천억원과 남북경제협력기금 1천5백억원, 한국국제협력단(KOICA) 자금 4백억원 등이다.

또 북한은 현재 일본과 협상중인 대일청구권자금 50억달러와 일본 공적개발원조(ODA) 자금 1백6억달러중 일부 자금을, 국제농업기구(FAO)와 세계은행 특별신탁기금, IBRD 양허성 자금(IDA)에 의한 장기저리융자, ADB 양허성자금(ADF)에 의한 장기저리융자금을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관련, 황원탁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여러가지 체널을 통해서 남북한간의 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공식 확인하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종합할때 남북정상회담의 성사 가능성은 대단히 밝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정상회담의 시점에 대해선 밝히기를 거부했다.

황 수석은 또 "남북한간에 경제협력과 이산가족문제 등에 있어 상당한 수준의 의견교환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당국자간 직접 접촉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반응과 관련, "북한이 정상회담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고 있지만 우리측이 "필요한 조치"를 취하면 언제든지 회담에 응할 수 있는 자세"라고 설명했다.

김영근 기자 ygkim@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