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난성 창사의 후난대학 경제학과 졸업예정자인 자오산민(23).그는 느긋한 마음으로 7월 졸업을 기다리고 있다.

취업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요즘 누구보다 빨리 직장을 잡았기 때문이다.

그가 베이징의 컨설팅업체인 스다랑신에 취업하게 된 것은 사이버 취업센터인 "51인력망(www.51job.com)"을 통해서다.

그는 이 사이트에 접속,이력서를 입력했고 51인력망 회원사인 스다랑신이 그를 채용했다.

면접을 마치고 나오던 그는 "너무 쉽게 직장을 얻게돼 얼떨떨하다"며 "인터넷이 가져다준 행운"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은 이렇게 중국 젊은이들의 생활에 깊숙하게 스며들고 있다.

사이버 공간에서는 지금 화려한 몸단장을 한 중국어사이트가 만발하고 있다.

포털사이트는 물론 쇼핑센터 주식객장 인력시장 학교 투자자문센터 여행사 등이 사이버 공간에 뿌리를 내렸다.

"없는 사이트가 없다"고 할 정도다.

40여년 전 마오쩌뚱이 지식인들의 사상과 지식을 해방시키라며 내건 "백화제방 백가쟁명(모든 꽃을 피우고 모든 사상을 말하라)"슬로건을 연상케 한다.

중국 젊은이들의 창의가 인터넷에서 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에 관한 한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가 아니다.

1년 전만 하더라도 중국 인터넷은 신랑왕(www.sina.com)소후(www.sohu.com)차이나닷컴(www.china.com)등 포탈사이트가 고작이었다.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중국 인터넷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월 1만8천개에 그쳤던 중국인터넷정보센터(CNNIC)등록 도메인수는 현재 5만개를 넘어섰다.

비즈니스 성향이 강한 사이트가 급성장의 원동력이었다.

요즘 가장 "잘 나가는" 사이트는 전자상거래.현재 6백여개 사이버 쇼핑몰이 고객을 부르고 있다.

서비스도 다양하다.

종합쇼핑몰인 8848넷(www.8848.net)이치넷(web.eachnet.com)을 비롯해 클럽시티(www.clubciti.com)야바이(www.yabuy.com)등 경매, 중국상무(www.bizcn.com)알리바바(www.alibaba.com)등 기업거래(B-to-B)사이트 등이 등장했다.

최근 중국 50개 유명 백화점이 공동으로 설립한 IT163(www.it163.com)이 등장, 기존 업체를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사이버 쇼핑 이용자는 전체 인터넷 사용자(약 8백90만명)의 약 9%에 달하는 80만명. 매출액은 2억위안(1위안=약 1백40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인터넷 취업센터도 활발하다.

51인력망은 작년 1월 등장,1년만에 약 1만5개 기업을 회원(무료)으로 확보했다.

광고비만으로도 회사경영이 가능하다는 게 이 회사 홍보담당자의 설명. 이밖에도 자오핀(www.zhaopin.com)중국인재(www.cjol.com)등 약 3백여개의 인터넷 취업 알선센터가 성업중이다.

취업난이 이들에게는 기회가 된 셈이다.

특정 계층을 겨냥한 전문사이트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10대들의 문화오락 사이트인 스타붐(www.starboom.com), 학생대상 교육사이트인 사이버스쿨(www.cyberschool.net.cn), 패션전문사이트인 차이나패션(www.chinafashion.com) 여성전용 예스고고(www.yesgogogo.com) 등이 그들이다.

중국 인터넷 업계에서도 이합집산이 한창이다.

인터넷에 뿌리를 내린 기존 업체들이 소규모 컨텐츠 업체를 인수하는가 하면 서로 다른 분야 업체들이 시너지효과를 노리고 뭉치고 있다.

포털사이트 1,2위를 다투고 있는 소후와 신랑왕은 전자상거래분야 1,2위 업체인 8848넷 이치넷과 각각 손을 잡았다.

포털업체는 3백만~4백만의 가입자를 무기로 특정 콘텐츠업체를 넘본다.

또 e베이 프라이스라인 야후 등 외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중국사이트 인수전에 가세, 업계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베이징=한우덕 기자 woodyhan@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