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점록 < 병무청장 jloh@mma.go.kr >

"안녕하세요,나 청장입니다"

"청장님 안녕하십니까? 제주청에 근무하는 OOO입니다"

"제주의 요즘 날씨는 어떻습니까.

근무하는 데 어려움은 없습니까"

"오늘 아침 출근길은 유난히 봄기운이 물씬 풍겼습니다.

저는 청장님 덕분에 별 어려움 없이 근무 잘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통신을 통해 청장님을 뵙게 되니 더욱 반갑습니다 .

다음엔 청장님께 유채꽃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요즘은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직원들로부터 들어온 메시지를 읽고 틈만 나면 인터넷 대화방 에서 주고받는 말단 직원들과의 "채팅"재미로 시간을 보낸다.

그들로부터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구하고 애로사항을 건의받으며,행정현장의 정서를 가깝게 느끼고 있다.

불과 수년전만 해도 나이든 어른들이 "요즈음 젊은이들은 한문을 잘 몰라 신문을 읽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며 교육 제도를 탓하곤 했었는데 요즈음은 그 반대가 돼 버렸다.

이른바 "사이버시대"가 도래하면서부터다.

특히 IMF시대를 맞으면서 M&A니 WORK-OUT이니 하면서 듣기에 생소한 경제용어들이 신문마다 등장한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기업 열풍이 불면서 팔릴 물건을 만들어 시장에 내다팔던 방식의 단순한 시장만을 연상하면서 지난 세기를 살아왔던 기성세대들을 당혹스럽게 함은 물론 이들 단어를 모르면 그야말로 눈뜬 장님이요,왕따를 당하는 신세로 전락하고 만다.

산업혁명 이후 최대의 혁명이라 일컬어지는 정보화 물결은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도도한 역사의 흐름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나는 지난해 병무청장으로 부임하자마자 병무혁신단을 새로 조직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조속히 편승하지 않으면 결코 살아갈 수 없다는 이른바 안일즉사 변혁즉생을 외치며 1천6백여 전 병무청 직원들을 대상으로 유수기업 연구소의 강사를 초빙해 2박3일간의 합숙교육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우리 병무행정의 나아갈 바를 새롭게 정립함은 물론 변화와 개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 결과 처음엔 정보화를 통한 공개와 공유를 거부하고 주저주저하던 사무관 이상 간부직원들도 이제는 대화방으로 먼저 들어와 청장을 부르고 의견을 제시하는 직원이 날로 늘어가고 있다.

비록 속도는 느리지만 전 직원과 의사소통을 하면서 업무를 수행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열린 조직"이 되어간다는 데 마음이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