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와 국토연구원이 13일 발표한 도시계획상의 용도지역 지구제 개선안은 최근 악화되고 있는 도시주거환경 개선과 난개발방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주거환경이 양호한 저층 아파트와 연립주택, 빌라 등 공동주택단지를 전용주거지역으로 지정하고 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 상한선을 현행 4백%에서 3백%로 하향 조정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이번 제도개선안은 기존 용도지역 및 지구제의 문제점을 뒤늦게나마 인식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가 시행될 경우 저층 아파트와 연립주택 등 노후불량 공동주택단지는 5년마다 이루어지는 도시계획 재정비 과정에서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바꿔 용적률 3백% 범위안에서 재건축, 재개발 사업을 벌일 수 있게 했다.

이에따라 재건축, 재개발사업에는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용적률 7백%의 준주거 지역은 2백50-7백%로 세분화시켜 지방자치단체들이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이 범위안에서 용적률을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단독주택이 밀집해 있는 전용주거지역에 현재 허용되고 있는 여객.화물운수업 차고도 허가가 나지 않게 된다.

개선안은 또 주거환경 보호를 위해 제2종 전용주거지역에 바닥면적 기준 1백50평이상의 일반 음식점 등 일부 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설 수 없도록 했다.

이밖에 용도지구제의 경우 조례에 따른 용도지구별 건축제한을 규정하고 조례로 정하지 않은 건축제한사항은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해 관리하도록 했다.

현재 전국 도시계획구역중 주거지역 1천8백5 의 95.8%가 일반주거지역만으로 지정되고 주거환경 기준이 비교적 엄격한 전용주거지역 지정은 고작 0.4%에 그치고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주거지역에 단란주점과 안마시술소 등 주거환경을 해치는 근린생활시설이 마구 들어서 집단민원이 제기되는 등 현행 도시계획상의 용도지역 지구제에 대한 비난여론이 비등하기도 했다.

더구나 뒤늦게나마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울산시가 조례로 용적률을 2백50%로낮추는 등 상당수 지방자치단체들이 정부의 법정 상한선 4백%보다 훨씬 낮은 용적률을 적용하고 있어 이번 개선안이 때늦은 조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토연구원의 이번 제도 개선안은 그러나 주거환경 개선과 난개발 방지를 위한 선언적인 의미를 갖는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얻을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특히 이번 조치로 인해 용인과 김포 등 앞으로 도시계획구역으로 편입되는 준농림지의 체계적인 개발과 환경보전,구릉지와 산지,하천변 등의 보전과 관리가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개선안에 대해 채산성 악화 등 기득권 훼손을 우려하는 주택건설업체 등 일부이해관계자들이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보여 정책수립과 시행과정에 적잖은 진통이 뒤따를 전망이다.

이와 함께 개발이익에 관심을 두고 있는 지역주민들의 눈치를 살펴야 할 자치단체들이 조례 등을 통해 정부의 이번 선언을 어떤 형태로 수용하고 뒷받침할지 여부가 이번 제도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대형 기자 yoodh@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