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을 상대로 한 미국의 원유 증산 압력이 높아지자 쿠웨이트
등 일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그동안의 강경입장을
누그러뜨리고 있다.

세계 유가 안정을 위해 중동 순방에 나선 빌 리처드슨 미국 에너지
장관의 설득과 압력에 힘입은 결과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27일 열리는 OPEC 각료 회의에서 증산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OPEC의 감산 합의 연장을 가장 강력히 주장해 온 쿠웨이트의 알
사바 석유장관은 지난 24일 리처드슨 장관을 만난 후 "쿠웨이트의
원유 생산 수준을 신중히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알 누아이미 석유 장관도 26일 리처드슨 장관과
회담한 후 "두 나라가 국제 원유시장 안정과 유가 파동을 막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와는 별도로 베네수엘라도 최근 증산 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증산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OPEC의 매파 회원국인 이란, 알제리, 리비아는 증산에 반대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 OPEC 회원국이지만 세계 2위의 석유수출국인 노르웨이도 아직
확실한 태도를 보이고 않고 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ked.co.kr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