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소는 23일 발표한 활성화 방안을 통해 증시국제화를 적극 추진
하겠다고 밝혔다.

증권거래소가 생각하고 있는 "증시국제화 방안"은 두 단계로 나뉜다.

우선 일본의 도쿄증권거래소와 협약을 맺어 양국 투자자들이 두 시장에
상장된 주식을 서로 사고 팔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양국 거래소간 매매시스템을 연계, 다른 나라 주식을 매매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양국 거래소는 주문만 전달하면 된다.

거래소는 이를위해 일본 증권회사에도 "원격지 회원 자격"을 주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두번째 단계는 교차상장이다.

국내 기업의 주식을 외국에 상장하고, 외국기업의 주식도 국내에 상장
시킨다는 계획이다.

거래소측은 우선 일본과의 교차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싱가포르와 호주 등 아시아권 나라들도 이런 움직임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이렇게 되면 동북아 공동시장개설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는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협상에 나서며 싱가포르쪽에선 구체적인
오퍼도 온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소는 이런 글로벌시장이 형성되기 전에도 원주상장이나 부분상장제도를
도입, 주식시장의 수요기반을 확충해 나갈 방침이다.

원주상장은 현재 허용되고 있는 DR(주식예탁증서) 상장보다 한 단계 앞선
것이다.

DR가 옷을 바꿔 입고 외출하는 거라면 원주상장은 입던 옷 그대로 외출하는
것이다.

부분상장은 일부 주식은 A국에, 나머지는 B국에 상장하는 방식이다.

예컨데 두루넷의 경우 전체 주식의 14%만 미 나스닥시장에 상장하고 있다.

이 회사가 국내 증시에 올 경우에도 상장을 허용해 주겠다는 얘기다.

현재는 주식전량상장 원칙에 따라 이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거래소의 이같은 방안은 한마디로 문호를 넓여 시장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이를통해 투자자들에게 보다 많은 "먹거리"를 제공하자는 취지다.

이런 방안이 실현되면 투자자는 효율적인 포트폴리오로 리스크분산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증시국제화는 이미 국제적인 대세다.

미국 나스닥 시장의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등 7개 대형주가 금명간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되는게 대표적인 사례다.

나스닥을 관할하는 전미증권업협회(NASD)와 홍콩증권거래소(SEHK)는 지난해
말 양 거래소간 상장 기업들을 교차상장키로 하고 이에 필요한 제반 규정에
서명했다.

나스닥과 치열한 시장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도 최근
토론토와 런던, 파리, 프랑크푸르트 등 세계 주요 8개 증시를 연결하는
"G-9"이란 이름의 "글로벌 증시" 구축계획을 추진중이다.

< 남궁덕 기자 nkdu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