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컴퍼니로 변신해야 살아 남는다"

제조업체들의 "e-비즈니스" 열기가 뜨겁다.

구본무 LG 회장은 지난 15일 임직원 세미나에서 "인터넷이 지배하는 기업
환경에서 e-비즈니스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인터넷 경영환경과 시장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않고선 생존할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제조업IT(정보기술)화"를 앞당기고 있다.

정부도 단순 벤처지원을 넘어 대기업 제조업체의 인터넷화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김영호 산업자원부 장관은 "제조업과 인터넷의 동반발전이야말로 신산업
정책의 요체"라고 말했다.

한국상황에선 인터넷산업의 독자적인 발전보다는 제조업과의 접목에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인식도 서서히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초고속 모뎀, 웹 비디오폰, 인터넷 서버 등 인터넷 시스템장비와
인터넷 냉장고 등 인터넷을 이용할수 있는 전자제품 생산을 추진중이다.

또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인터넷을 통해 생산 물류 주문.납기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e-보이스"를 구축해 가동에 들어갔다.

LG정보통신은 인터넷 장비를 주력사업으로 정했으며 LG전자는 전문가전
쇼핑몰 "LG나라"를 운영중이다.

SK(주)는 "OK 캐시백" 사이트를 통해 인터넷 사업을 벌이고 있다.

엔크린 보너스 카드 회원 6백만명과 SK텔레콤 휴대폰 가입자 1천1백만명의
고객 DB(데이터베이스)를 활용,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SK(주)는 2005년까지 인터넷 분야에서 1조6천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체
매출중 비중을 10% 이상으로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코오롱 효성 등도 인터넷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제조업체들은 또 인터넷을 활용해 현재 벌이고 있는 사업이나 업무의 생산성
을 향상시키는 추세다.

현대전자 LG화학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들은 인터넷을 통해 필요 부품이나
재료를 구매, 비용을 크게 줄이고 있다.

또 홍보나 인사, 마케팅, 임직원 교육에 인터넷을 활용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e-산업의 원조인 미국도 자동차같은 전통산업에서부터 우주항공 생명공학
엔지니어링 신소재 등에 이르기까지 제조업을 결코 포기한 적이 없다.

미국이 최근 수입 철강제품에 높은 고율의 관세를 부과키로 결정한 것도
"전략적인 제조업"에 대한 정책시각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인터넷 혁명은 제조업체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바꾼다.

과거엔 새로운 기술을 자체개발하거나 외국으로부터 도입, 이를 사업화하는
형태로 성장을 꾀해 왔다.

요즘은 벤처기업에서 새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

벤처로부터 신규사업 씨앗을 찾는게 자체 개발보다 비용이 덜 들기 때문
이다.

삼성 현대 LG SK 금호 한화 코오롱 등 대기업들이 벤처투자와 벤처기업과의
전략적 제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이런 맥락이다.

전략적 제휴는 대기업간에도 일어나고 있다.

현대와 삼성, LG는 공동으로 인터넷 마케팅을 벌이기로 제휴를 맺었다.

사내벤처 설립붐도 일어나고 있다.

삼성은 사내 임직원들이 가진 창의적 아이디어나 기술을 비즈니스화하기
위해 사내공모를 실시했다.

채택된 아이디어 제안자에겐 자금과 인력 등 그룹이 가진 경영자원을 제공해
벤처기업으로의 성장을 도울 계획이다.

< 강현철.김성택 기자 hcka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