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신탁회사들이 거래소시장에서 이틀째 대량으로 주식을 매도했다.

코스닥비중을 확대하기 위한 현금마련 때문이라고 투신사 펀드매니저들은
전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투신사들은 이날 2천6백33억원어치의 주식을 사고
5천3백63억원어치의 주식을 매도해 2천7백3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투신사들은 전날에도 4천1백억원을 순매도, 이틀째 대량 매도공세를 펼쳤다.

전날 4천억원규모의 대량 매도는 옵션만기일 차익거래 펀드에서 발생한
프로그램매도 물량이 대부분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외국인이 큰 폭의 매수우위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투신권이
상장주식을 대량 처분한 것은 다소 이례적으로 증권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두가지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첫째 원금을 회복한 일부 주식형펀드에서 환매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둘째는 코스닥주식의 비중을 높이기 위한 현금마련 차원일 가능성이 있다.

이용혁 대한투신 펀드매니저는 "특별한 악재가 노출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량 매도가 나온 것을 미뤄보면 코스닥비중을 높이기 위한 현금마련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주식형펀드로 신규자금 유입이 미미한 만큼 코스닥주식에 대한 투자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는 거래소 주식을 팔고 그 돈으로 코스닥주식을 사야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투신사들은 10-11일 이틀간 거래소시장에서는 대량 매도에 나섰지만 코스닥
시장에서는 대규모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투신은 전날 코스닥시장에서 5백64억원을 순매수한데 이어 이날에도 5백억원
가량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한 투신사 펀드매니저는 "최근 고객들이 "왜 펀드에 코스닥주식이 없느냐"는
항의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코스닥주식을 사들이기 위한 투신권의
상장주식의 매도세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장진모 기자 ja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