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삶은 어떻게 바뀔까.

인간들의 의 식 주는 지난 1세기 동안 영화에서 그려보던 모습처럼 엄청나게
변모했다.

정보통신기술(IT) 혁명에 힘입어 가정에서 인터넷으로 정보를 주고 받고
홈쇼핑 채널로 물건을 주문하고 컴퓨터로 재택근무를 하는 것은 이젠 흔하디
흔한 모습중 하나가 됐다.

전문가들은 2000년이 전통사회와 미래사회의 징검다리가 되는 해로 의/식/
주에서도 과거와 미래, 동양과 서양 문화가 공존하는 스타일이 유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삶의 형태에서 변화는 정보통신 혁명에서 비롯되고 있다.

올해에는 N세대의 차세대 개념인 M세대들이 등장해 한국사회에 새로운
생활상을 만들어낼 전망이다.

모빌(Mobile)과 인터넷을 결합한 새로운 이동통신 서비스의 보급으로
소비자들은 생활양식은 그 자체가 또한번 크게 바뀔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차세대 가전제품인 ''네트워크 가전''도 본격적인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게
된다.

네트워크 가전이란 정보통신망으로 연결돼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한 신개념
가전제품이다.

사회학자들은 IT 혁명과 함께 핵가족화가 가속화되고 ''대안가족''이 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새해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는 낙관적이다.

패션과 뷰티관련 종사자들은 이러한 희망을 담아 새로운 유행을 선보이고
있다.

패션계의 화두는 슈퍼 모더니즘이다.

기능성이 강화되면서도 단순한 스타일이 유행할 것이다.

색상은 화이트가 주류를 이루고 있고 채도가 높은 옐로, 레드도 시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몸에 붙는 작은 백팩과 인체 공학적 디자인을 응용한 액세서리가 상용화
되고 핸드폰이나 MP3를 쉽게 장착할 수 있는 포켓, 이어폰이 부착된 모자
등이 등장할 것이다.

"자연주의로의 회귀"라는 패션계 흐름도 뿌리내리고 있다.

나뭇잎처럼 가볍고 자연스러운 질감이 살아 있는 패브릭, 수공예품과 같은
기성품이 유행하고 젠(선)스타일의 미니멀리즘을 넘어 북유럽의 스칸디나비아
풍, 네팔의 수도승에서 영감을 받은 패션 등이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뷰티 스타일도 변하고 있다.

브랜드마다 저마다의 컨셉트를 지니고 있지만 자연주의 기능주의 실용주의
가 대세다.

마사지나 다도,향기 요법같은 동양의 자연 미용법이 대중화되고 있다.

메이크업 제품은 스킨케어 기능이 강화되고 다용도 제품이 일반화하는
추세다.

용기 역시 미래적 디자인으로 바뀌고 견고하면서도 가벼워지고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퓨전 스타일의 음식이 유행하고 있다.

미식가들은 동서양의 문화가 한 접시에 공존하는 요리에 열광하고 있다.

2000년에는 국적을 전혀 예측하지 못할 새로운 조리법의 퓨전 요리가
쏟아질 것이다.

음식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더이상 정해진 음식을 골라먹는 것이 아니고 세계 각국의 음식
문화중 자신이 원하는 요소를 취합, 선택하는 맞춤식 요리를 선호하고 있다.

음식의 기능에서도 영양이 풍부한 완전 식품이나 섬유질이 많은 야채나
과일, 유제품들이 환영받게 되고 새로운 식품의 등장으로 식자재는 더욱
풍부해질 것이다.

"가정식"과 "외식"이라는 음식 개념은 사라질 것이다.

진공 포장과 압축 기술등의 발달로 즉석 요리가 가정 깊숙이 파고들어
더이상 가정식 메뉴는 의미가 없게 된다.

그러나 염려할 것은 없다.

어머니가 해주는 것 같은 전통 음식은 외식 업체가 담당해 줄테니까.

외식업체들은 음식의 질감이나 모양새 등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좀더 간편
하고 완전한 가정식을 개발할 것이다.

인치호 교수(홍익대)는 "21세기에는 각 민족과 국가 고유의 음식은 더욱
특성화되고 보편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21세기형 집은 어떤 모습일까.

SF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초고층 건물을 비행선으로 날아 다니고 집 내부에
액정 스크린이 깔려 있는 우주선같은 그런 형태일까.

건축 전문가들은 앞으로 상당 기간 그러한 모습은 아닐 것이라고 장담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점점 맞춤형 건축과 레고형 건축을 선호하리라는 분석이
많다.

기존 건축 스타일을 파괴하고 다양한 유행을 반영한 조립식 건축물이
대중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의 주택에서 가사 부담은 크게 줄어들게 된다.

정보통신기술 혁명에 따른 네트워크 가전시대의 도입으로 가사는 노동보다는
취미 개념으로 바뀔 것이다.

현재 호텔에서 전화 한통으로 서비스를 받는 것처럼 가정에서 모든 가사
노동을 간편하게 해결하게 된다.

또 재택근무 시스템의 정착으로 주거 공간은 일하는 장소인 동시에 휴식을
취하는 곳이 될 것이다.

한편에서는 고도의 정보통신기술 발달과 개인주의 팽배로 집이 요새화돼
외부 세계와의 단절로 사회 문제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 최인한 기자 janu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