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은 있으나 자금이 없을 때, 혹은 창업자금이 모자랄 때 떠올리는 것이
바로 동업이다.

그러나 동업은 시작은 쉬울지 몰라도 웬만해서는 성공하기 힘들다.

오히려 친한 친구나 친인척간에 등을 돌려버리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대기업에 다니던 L씨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평소 퇴직후 지방도시에서 사업을 벌이기로 마음먹고 있던 그는 고심끝에
맥주전문점을 해보기로 했다.

위치는 대학교 주변으로 건물 2층에 60평이 넘는 대형점포를 봐두었다.

문제는 자금.

모두 2억원이 넘는 투자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

그래서 평소 창업에 뜻이 있는 잘 알고 지내던 두 사람과 동업하기로
결심하게 되었다.

그는 동업으로 투자부담을 덜 수 있었지만 그래도 할당액에 미치지 못해
대출까지 받아 보태야만 했다.

다행히 개점 초기부터 손님이 들기 시작했다.

방학때는 매상이 떨어졌지만 평일에는 70만~80만원은 보통이었다.

전에 다니던 직장에 가까이 있어 동료들도 많이 찾아주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그의 점포는 단일점포로는 매상이 괜찮은 편이었으나 3등분하면 개인한테
돌아가는 순이익이 기대치에 못미쳤던 것이다.

투자한 만큼 수익을 얻지못하자 서로간에 불만이 쌓여갔다.

또 손님접대나 운영상의 의견도 엇갈렸다.

안주 등을 푸짐하게 손님에게 서비스하자는 의견이 있는 반면 깐깐하고
정확하게 팔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었다.

결정적인 것은 두 동업자가 L씨보다 나이가 많다보니 잔 심부름이나 궂은
일은 모두 그의 차지였다.

같은 돈을 투자하고 자신의 몸만 고되자 L씨도 나중에는 폭발하기에
이르렀다.

직장생활이 싫어 사업을 택했는데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다른 동업자의
비위 맞추기에 한계가 온 것이다.

결국 L씨는 동업을 깨기로 결정하고는 가게를 처분했다.

이처럼 동업을 해 성공을 거두기란 어렵다.

동업으로 성공하기 위한 세가지 전제조건은 다음과 같다.

우선 동업내용을 문서화해서 공증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수입 지출을 명확한 자료로 확인해 투명성을 기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이치를 깨닫고 이기심을 접고
업무분담을 공평하게 해 서로에게 믿음을 가져야 한다.

(천리안 유니텔 GO RDS)

< 나대석 한국사업연구소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