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사 상품공급능력 과신하다간 낭패 ]

창업하는 방법엔 3가지가 있다.

독립자영점이나 체인점 가맹 또는 기존 영업점포를 인수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중에서 체인점으로 창업하기로 결정했다면 체인본사에 대한 철저한
신용조사가 필요하다.

어떤 본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리기 때문이다.

서울 대방동에 사는 강모씨는 체인본사를 잘못 선택해 크게 피해를 본
대표적인 사례다.

엔젤사업이 인기라는 말에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캐릭터전문점을 창업하기로
결심한 이씨는 상품확보가 용이한 체인점에 가맹하기로 했다.

신문을 뒤적거리던 중 여러 신문에 광고를 내고 있는 체인본사를 선택했다.

일단 광고를 낼 정도니 안심이다싶어 본사상담을 거쳐 곧바로 계약에
들어갔다.

점포는 10평 정도로 총 6천만원의 자금이 투자됐다.

주변에 중학교를 끼고 있어 상권도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라 안심하고 영업을
시작했다.

초기 3개월간은 홍보기간으로 생각하고 단골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

주 고객층인 중학생들과 친해지면서 어느 정도 사업감각을 익히게 되었다.

문제는 본사에서 상품공급 기일을 자꾸 어기면서 시작됐다.

처음에는 공급물량이 부족해 그러려니 생각했다.

팔리고 없는 인기상품을 아이들이 찾을 때면 다음에 다시 오라며 돌려보내는
일이 잦아졌다.

몇차례 그런 일이 있고부터는 본사 직원과 언짢은 대화까지 주고받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8개월이 지나던 어느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됐다.

외국 캐릭터 상품을 취급하던 본사의 자금사정이 악화돼 상품공급이 더이상
힘들다는 것이었다.

강씨는 그때서야 공급기일을 자꾸 어기던 이유를 알게 됐다.

제품을 공급받을 길이 막막해진 그는 다른 체인브랜드에 가맹하려고 알아
보았으나 기존 본사와의 계약기간이 만료되거나 해약을 해지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처럼 상품공급을 전적으로 본사에만 의지하는 경우 나중에 낭패를 보는
경우가 생긴다.

특히 판매업은 제품의 확보가 생명이므로 만약에 대비해 상품구입경로를
미리 알아두는 것이 현명하다.

무조건 본사만 믿고 있다가 강씨처럼 큰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체인본사를 선택할 때는 최소한 3군데의 본사를 비교 검토하는 것이
좋다.

체인본사의 재무상태를 서면으로 확인하는 것은 물론 본사의 신뢰도를
확인하기 위해 현재 운영하고 있는 체인점주의 얘기를 들어보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 나대석 한국사업연구소장 / 천리안 유니텔 GO RD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