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상품은 소비자를 "감동"시키는 상품이다.

뉴 밀레니엄을 앞둔 99년에는 소비시장의 변화 트렌드를 미리 읽고 소비자
의 니즈에 부응한 상품들이 히트상품으로 확고하게 뿌리 내렸다.

20세기와 21세기 산업의 징검다리 역할을 맡은 정보통신과 금융 관련
상품이 단연 각광받았고 미래 소비시장의 주역 N세대와 여성층을 겨냥한
신제품이 히트상품 대열에 대거 합류했다.

이들 히트상품은 뛰어난 아이디어와 우수한 품질, 시대변화를 선도하는
마케팅 활동으로 소비시장 트렌드를 바꾸는 데 엄청난 파워를 발휘하고 있다.

김익태 제일기획 마케팅연구소 국장은 "99년 히트상품은 업종별로 차이가
있지만 산업화 사회에서 정보화 사회로 건너가는 과도기 특성을 함께 갖춘
시대적 산물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신문사는 현대자동차의 EF쏘나타, 삼성전자의 지펠, 진로의
참진이슬로, 국민신용카드의 패스카드 등 소비시장을 리드한 히트상품 47개
와 최근 3년간 연속 수상한 하이트맥주 엔크린보너스카드 명품플러스원 TV
등 3개 스테디셀러를 99년 한경소비자대상 품목으로 선정했다.

이번에 선정된 히트상품은 한국리서치의 과학적인 소비자조사를 거쳤다는
점에서 객관성 정확성에 있어 다른 히트상품들을 한발 앞서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 및 6개 광역시의 15~59세 1천명을 직접 대면 조사했다는 점에서
전화를 통한 설문조사보다 진실된 답변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
되고 있다.

올해 소비자대상을 받은 상품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높은 브랜드 가치를
갖고 있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기업자산으로서 브랜드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추세를 감안한다면
자연스런 현상의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브랜드를 제품이나 서비스뿐 아니라 기업이 고객에게 전달하는 만족감의
하나로 정의한다면 소비자 욕구를 파악해 고객을 만족시키고 시대 변화를
선도한 상품들이 소비자대상의 수상 기쁨을 안았다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소비자대상 상품의 면면을 살펴보면 기술혁신과 우수한 마케팅 활동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새로워지는 제품만이 고객의 사랑을 받는다는 점을 확인
시켜 줬다.

새로운 시대변화 모습을 반영한 대표적 히트상품으로는 인터넷전용선 부문
에서 선정된 하나로통신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나는 ADSL"을 꼽을 수
있다.

인터넷 대중화 시대를 맞아 급증하는 가정 수요를 겨냥해 인터넷과 전화를
동시에 서비스하는 이 제품은 21세기형 가정 필수품이라는 이미지를 굳혀
짧은 기간에 히트상품으로 부상했다.

신세대 스타인 가수 유승준을 모델로 내세운 독특한 광고전략도 N세대로
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동전화 부문에서 선정된 이동통신 서비스인 SK텔레콤의 TTL은 대학가에
"TTL족"이라는 신조어를 만들 만큼 새로운 유행 상품으로 성공을 거뒀다.

IMF 관리체제 이후 금융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상품들도
히트상품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

금년 3월 선보인 바이코리아펀드는 6개월만에 수신고가 10조원을 넘는
대성공으로 현대증권의 성장을 견인했고 한국증시 및 경제를 회생시킨 주역
이 됐다.

국민패스카드는 신용카드의 사용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주머니 사정이
얇아진 소비자를 대상으로 신용카드 기능에다 교통카드 기능을 부가한 국내
최초의 원카드로 인기를 모았다.

삼성전자 지펠(가전 부문) 장미축제(레저) 오!감자,뿌셔뿌셔(식품) 시그마
식스(유류) 두산타워(패션 쇼핑몰) 매취순(매실주) 등도 새 천년을 앞두고
급속도로 변해가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재빨리 파악해 시장 기반을 탄탄히
굳히는데 성공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지펠 냉장고와 LG전자의 완전평면 TV는 수입제품에 밀려
쓰러져 가던 고급 가전시장에서 국산품 선풍을 되살리는 쾌거를 이뤘다.

히트상품이 되려면 기술력은 기본이라는 점을 새삼 일깨워 주는 사례다.

히트상품은 만들어 내기도 어렵지만 오랫동안 그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더욱 힘든 일이다.

이번에 스테디셀러로 뽑힌 상품처럼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우수한 마케팅
활동이 뒷받침돼야 일류 장수상품으로 뿌리를 내릴 수 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브랜드 전략가 존 팔머씨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원하는 변덕스런 소비자의 마음 깊이 각인된 브랜드만이 뉴 밀레니엄 시대
에도 히트상품으로 살아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최인한 기자 janu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