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의 유명 펀드매니저들은 내년 세계증시의 중심축이 미국에서
아시아와 유럽으로 옮겨갈 것으로 진단했다.

특히 아시아 증시가 유망하다고 전망했다.

또 Y2K(컴퓨터 2000년도 인식오류) 문제에 대비해 각국 통화당국이
통화량을 대폭 늘린 상태기 때문에 증시의 전통적인 "1월 효과"와 맞물려
내년초에는 유동성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다우존스사의 APDJ통신은 14일 유명 펀드매니저들의 분석을 인용,
90년대들어 급등했던 미국 증시는 내년부터 상승세가 둔화되는 반면 아시아
유럽증시는 견조한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펀드매니저들은 특히 아시아 증시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는 아시아는 기업의 실적호전과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증시가 활황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많은 기업들이 주주를 의식한 경영을 펼치면서 자본수익에 신경을
쓰는등 증시여건이 크게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도 핵심국인 독일과 프랑스의 경기회복을 바탕으로 증시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활발한 M&A(기업인수합병)로 기업환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는 것도 증시에는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푸르남 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존 스토커슨은 "아시아
유럽지역의 일부 증시는 미국이 90년대초 경험했던 커다란 변화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90년대 미국 증시의 랠리가 아시아와 유럽 증시에서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각국이 Y2K에 대비, 통화량을 크게 늘려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해진
것도 연초 세계증시의 활황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은 지난 3개월동안 1천1백40억달러를 푸는 등 총통화증가율(M3기준)이
15%를 나타내 연방준비이사회(FRB)의 연간목표치(5%)대비 3배 수준이다.

일본도 2개월새 40조4천억엔(3천9백억달러)을 풀었다.

작년 같은 기간의 2배를 웃도는 금액이다.

여기에다 전통적으로 새해에 주가가 오르는 "1월 효과"까지 가세해 연초
세계증시의 활황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펀드매니저들은 내년 세계증시의 테마주는 올 한햇동안 실적에 비해 눈길을
끌지 못했던 기초산업과 에너지업종 등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릴린치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브루스 스타인버그는 "기초산업과 에너지
산업의 실적 향상이 두드러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이들
업종은 세계경제의 회복세와 맞물려 주목을 받게 될 것"으로 분석했다.

또 그동안 소외됐던 중소형주와 저가주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메릴린치의 수석 투자전략가 리처드 번스타인은 "세계증시가 실적장세에
들어서면 그동안 주춤했던 중저가주들이 다시 주목받게 될 것"이라며 "특히
아시아등 이머징마켓에서 중저가주들의 상승폭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펀드매니저들은 아시아에서는 내년에도 첨단기술주들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증시를 중심으로 무선통신과 광대역통신망 관련업종이 테마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 박영태 기자 py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