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강물하면 푸른 것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강물은 본디 색깔이 없다.

파란 하늘이 비치면 강물도 푸르지만 하늘이 흐려지면 강물도 따라서
잿빛으로 변한다.

더우기 밤이 되면 강물도 시꺼멓게 모습이 바뀐다.

요즘 주가도 꼭 강물같다.

1,000고지를 정복할 때와 같은 용감무쌍한 기백은 온데 간데 없다.

제 색깔을 잃어버렸다.

무게중심이 없이 주변의 수급여건과 재료에 몸을 내맡긴 형국이다.

대형주가 쉬고 있는 사이 후발주가 가격차 좁히기를 시도해보지만 시장의
에너지를 응집시킬 정도는 못된다.

전형적인 횡보장세의 양상이다.

그런 국면의 주가는 끊임없이 생산되는 뉴스와 정보에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

강물이 쉴새 없이 흐르듯 거래가 늘고 있는 것은 한가닥 희망이다.

< 허정구 기자 huhu@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