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전자 김세정 부사장

현대전자 직원들 사이엔 김 부사장에 대한 일화가 둘 있다.

하나는 미국 유학시절의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연구소장시절 있었던
일이다.

미국 유학시절 그는 학비를 아끼기 위해 중고차를 헐값에 구입해서
사용했다.

그런데 그게 말썽을 일으켰다.

여행을 하다가 차가 고장을 일으킨 것이다.

보통 사람들 같았으면 레카를 부르든가, 다른 차의 도움을 얻었을텐데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차를 관찰한 결과 전진 기어에 문제가 생긴 것을 알고 차머리를 뒤로 돌려
후진기어로 달렸다.

2시간 가까이 고생한끝에 목적지에 도달할수 있었다.

주위에선 이를 두고 어떤 일이든지 최선을 다하는 그의 철학이 드러난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97년 겨울 1천여명의 연구원들과 설악산 야간 산행을 한 적이 있다.

길이 빙판인데다 야간이어서 단체 산행은 무리라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그는 위험할수록 성취후의 효과가 크다며 산행을 강행, 결국 한명의
낙오없이 성공리에 마쳤다.

이후 연구소는 어떤 일도 할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한다.

그는 15년간의 미국생활 탓인지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자유로움을 좋아한다.

일과가 끝나면 직원들과 노래방에 가서 함께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른다.

"다이애나"는 이천 현대전자앞 노래방에서 종종 들을 수 있는 그의 "18번"
이다.

< 박주병 기자 jbpark@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