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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보신 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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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시대초에도 야생동물이 멸종하는 것을 막기위해 정부가 앞장 선 때가
    있었다.

    문종은 경상 충청 전라도의 인구가 급속히 늘어나 백성들이 산마루까지개간
    하는 탓으로 노루 사슴은 물론 날짐승도 번식하지 못한다는 현지 보고를 듣고
    먼저 그 지역의 밀렵을 금지시켰다.

    마구잡이 개간을 막는 금령도 내렸다.

    궁중에 공납하는 사슴고기를 멧돼지고기로 대체토록 했다.

    요즘식으로 말하면 생태계를 보호하는 조치를 내린 셈이다.

    인간의 자연활용은 생태계의 안정이 유지되는 선까지가 한계라는 "환경윤리"
    의 기본정신을 5백여년전 사람들도 깨닫고 있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조선왕조실록"의 소중한 기록이다.

    이런 소박한 윤리조차 잊고 성장과 개발위주 경제정책의 여두운 그림자인
    환경오염과 생물의 서식지 파괴로 동물이 사라져 가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전 이다.

    늑대 호랑이등 이미 43종이 자취를 감췄다.

    게다가 한국인 특유의 보신문화에 따른 밀렵은 동물멸종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보신 강장용으로 쓰이는 야생동물은 멧돼지 꿩 노루 청동오리 오소리 너구리
    등 무려 50여종에 이른다.

    야생동물은 지난해 벌칙을 강화한 "자연환경보전법"에 의해 보호를
    받는다지만 근래에는 도시의 음식점에서 청둥오리 꿩 야생 멧돼지 고기가
    2백g에 6천원씩 버젓이 팔리고 있다.

    당국의 "엄중단속"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다.

    한국동물구조협회의 실태조사결과 전문적인 밀렵군은 전국적으로 2백여명에
    이른다.

    그중에는 올무나 덫 농약등 독극물을 써서 재래식으로 동물을 잡는 이들은
    수를 파악할 수 없을 정도라 이들은 1만7천여개나 되는 건강원, 한약재상과
    거래를 트고 있다.

    "동의보감"의 처방을 보면 웅담이나 녹용을 제외하면 보약은 거의다
    약초위주로 돼 있다.

    검증되지 않은 속설만 믿고 보신하기 위해 함부로 밀렵된 비싼 야생동물을
    먹는것은 오히려 안먹느니만 못하다.

    독극물로 잡았거나 부패한 것이라면 더 무섭다.

    환경부가 지난 3일부터 청둥오리등애상조수로 만든 음식을 사먹는 사람도
    2년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이하의 벌금을 물리기로 처벌을 강화했다는
    소식이다.

    이번에는 늘 겨울철이면 나오는 "엄포"가 아니었으면 한다.

    "동물1종이 멸종하는 것은 지구상에 단 1권 밖에 없는 책이 없어지는 것과
    같다"는 것을 우리가 깨닫는 날은 아직 요원한 것일까.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6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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