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회사에 다니는 김현태(31)씨는 인터넷을 통해 미국 인디애나주립대학의
회계학 과목을 듣고 있다.

투자할 종목을 분석하다보면 아무래도 회계지식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판단해서 수강을 결심했다.

그는 날마다 퇴근시간 직후에 ''사이버 강의실''에 들어가 공부한다.

과제물도 전자우편(E메일)을 통해 제출하면 그만이다.

요즘 직장인들 사이에 ''사이버 유학''이 유행이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공부를 계속할 수 있는데다 돈도 별로 들어
가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만도 하버드나 MIT 뉴욕대 등 명문대를 비롯해 2백여개의 대학이
인터넷을 통한 "원격수업(Distance Learning)"에 나섰다.

개설된 강좌도 변호사 과정에서부터 경영학 약학 항공조종학 등 3백여개에
달한다.

인터넷으로만 수업을 하는 대학도 있다.

미국 아폴로그룹이 운영하는 피닉스대학(www.uophx.edu)은 미국 최대의
사이버대학으로 통한다.

지난 89년 설립된 이 대학은 직업이 있는 성인들만 "입학"할 수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4천3백여명이 등록해 수강하고 있다.

교육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아웃룩 익스프레스를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에서 이뤄진다.

수업은 강의와 숙제를 통해 진행되며 점수도 매겨진다.

숙제를 풀어 지도교수에게 E메일로 보내면 채점결과를 통보해 준다.

학부과정엔 일반정보 비즈니스와 경영, 간호보건학 등이 있다.

대학원에는 비즈니스와 경영학 교육학 간호보건학 컨설팅학 정보기술학
의학 등 다양한 과정이 개설돼 있다.

내셔널 테크놀러지컬 대학(NTU)엔 13개의 공학석사 과정과 5백여개의 단기
과정이 개설돼 있다.

"서부가상대학"은 미국 서부의 14개 주지사협회에서 지난 95년초부터 3년간
체계적으로 준비한 끝에 98년에 개교했다.

일반 학문과 함께 직업기술과정과 특수과정을 열고 있다.

또 "다이얼 사이버스페이스대학(www.dialnsa.edu)"에선 전세계 학생들이
온라인을 통해 지도교수 및 급우들과 토론을 통해 학문을 익힐 수 있다.

이 대학은 "샘플클래스"도 운영하고 있다.

샘플클래스에는 "게스트(guest)" 자격으로 1주일 동안 수업을 받을 수 있다.

수업은 학위과정과 비학위과정으로 나뉜다.

과목은 사회학 자연과학 수학 어학 음악사 극예술학 사진학 비즈니스
컴퓨터 지도학 등이다.

"사이버 유학"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적은 비용으로 외국 대학의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상대학중 상당수는 실제로 유학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학위를 준다.

비용은 직접 유학할 경우 연간 2천만~3천만원 정도 드는데 비해 사이버
대학에선 수업료 등으로 2백만~3백만원선이면 족하다.

실제 유학에 들어가는 비용의 10분의 1 수준이다.

"사이버 유학"은 자기가 원하는 시간을 선택해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캠퍼스생활은 하지 않지만 졸업자격에선 일반 유학생들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미국 대학들은 대부분 졸업장에 "통신과정 이수"란 항목을 표시하지 않고
일반 졸업생과 같은 자격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통해 유학하려면 원하는 대학의 홈페이지에 입학원서를 내고
성적증명서나 추천서 등 필요한 서류는 우편으로 접수하면 된다.

해당대학의 입학자격에 맞는 대학성적과 함께 일정수준 이상의 토플 점수를
받아야 한다.

다만 인터넷을 통해 학위를 받으려 할 경우 명문대학처럼 보이는 3류대학과
"유령대학"도 있어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반드시 대사관 등 공식기관이나 믿을 만한 곳에서 해당 대학의 인가 여부
등을 꼼꼼하게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인터넷 유학을 위한 대학을 찾을 땐 미국의 교육전문 인터넷 정보제공업체
인 피터슨을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피터슨의 ''원격교육코너(www.petersons.com/dlearn)''에 들어가면 다양한
검색방법을 안내받을 수 있다.

''프로그램 검색'' 코너에서 ''피처 프로그램''을 클릭하면 인터넷 유학을 떠날
수 있는 대학들의 리스트가 나온다.

각 대학마다 학교의 성격과 교육과목이 자세하게 소개돼 있다.

< 손희식 기자 hssoh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