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기획실 최은미 대리.

그는 지난 1월초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설악산에 올랐다.

살점이 떨어져 나갈 것 같은 세찬 바람.

온도계는 섭씨 영하 20도 아래로 떨어진 지 오래다.

임직원 및 대리점 사장 1백여명과 함께 정상인 대청봉에 올랐다.

겨울철 산행은 목숨을 걸 정도로 강인한 정신력을 필요로 한다.

한샘의 산행은 경영목표 달성의지를 다지기 위한 것.

등산은 고독하다.

갖은 어려움을 딛고 정상에 오르려면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마라톤 검도 권투 등 모든 스포츠가 마찬가지다.

기업경영에 스포츠정신을 도입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강한 정신력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양자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플라스틱업체인 지주는 검도 유단자가 되지 않으면 간부가 될 수 없다.

예의 바르면서도 날카롭고 정확한 면을 추구하는 검도의 정신을 경영에
접목시키기 위한 것.

창업자인 이국로 회장은 검도 7단의 고단자다.

현대훼미리의 임직원은 해마다 마라톤대회에 참가한다.

여직원도 예외없다.

풀코스를 뛰건 10km 단축구간을 뛰건 누구나 뛰어야 한다.

강인한 정신력은 기업성장의 원동력으로 이어진다.

한샘은 건설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40% 이상 급신장했다.

수년내 시장점유율을 50%로 높인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지주 역시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하지 못해 공장을 24시간 풀가동하고 있다.

스포츠를 임직원의 활동에 곧바로 적용하지 않더라도 용어를 사용하거나
마케팅에 활용하는 경우가 부쩍 늘고 있다.

세계적인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경영혁신운동인 6시그마의 블랙벨트제는
태권도에서 따왔다.

스포츠마케팅은 세계 초일류기업이 가장 중시하는 마케팅전략 중 하나다.

나이키 아디다스 휠라 등 스포츠용품업체뿐 아니라 코카콜라 질레트
에너자이저 등은 스포츠를 브랜드 이미지 제고의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여긴다.

스포츠를 몰라서는 기업경영이 어려워지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 김낙훈 기자 nh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