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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9회 정밀기술진흥대회] '초정밀기술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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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0년대 초반 한국의 반도체산업은 일본이 내준 틈새시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반도체에 필수적인 정밀기술과 생산설비를 일본에 의존, 기술격차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90년대 접어들면서 한국은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일본을 따라잡기
    시작했다.

    10여년간 생산 계측 검사 등 반도체 제조의 핵심을 이루는 초정밀 장비들을
    속속 국산화한 덕분이다.

    이제 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단위의 원자현미경 등을 자체
    개발하면서 한국의 반도체 기술은 일본과 대등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반도체와 연관성이 높은 초박막 액정표시장치(TFT-LCD)도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첨단 고부가가치 산업의 밑바탕이 되는 초정밀기술은 국가 경쟁력의 잣대가
    된다.

    정밀기술은 단순히 기계나 반도체 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21세기를 이끌어갈 정보통신 바이오테크 우주항공 환경 등 첨단산업은
    마이크로기술을 넘어 나노기술로 나아가고 있다.

    기술의 라이프사이클도 10~20년전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빨라지고 있다.

    잠시라도 정밀기술 개발을 등한시하면 선진국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게
    된다.

    한국의 산업기술은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반도체 등 일부 산업을 제외하곤 품질을 결정짓는 정밀기술이 아직도
    선진국에 뒤쳐져 있다.

    주요 생산설비와 설계기술은 여전히 선진국에 의존하는 부분이 많다.

    더욱이 기존 기술과 제품 가격은 중국 등 개발도상국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기술혁신을 통한 기술집약형 산업구조로의 전환이
    절실한 상황이다.

    산업 생산기술의 기반이 되는 설계 생산 측정 등의 정밀기술 개발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얘기다.

    산업의 첨단화가 급속히 진전될수록 측정기술이 생산기술을 선도해 나가는
    양상이다.

    현재 한국 제품의 가공오차는 선진국의 초정밀화 단계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와 관련된 측정의 정확도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4일 열리는 정밀기술진흥대회에는 여러 기업들이 한국 정밀기술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출품작들을 내놓아 관심을 끌고 있다.

    대표적인 장치산업인 화학공업의 경우 최근 공정의 고도 정밀화를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밀제품기술 분야의 대상을 받은 삼성정밀화학은 항비만 및 심장혈관계
    치료 등에 사용되는 원료 의약품인 L-카니틴(L-Carnitine)을 개발, 선진국과
    본격적인 시장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정밀생산기술 분야의 대상을 수상한 LG화학도 소의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성장촉진 단백질인 소마토트로핀(BST)을 대장균을 이용해 대량 생산하는
    기술과 1회 투여로 2주간 20~30%의 우유를 증산하는 산유력 증강제 제조기술
    을 선보였다.

    또 첨단 고부가가치 제품의 버팀목이 되는 초미세선폭측정 산화막측정
    초청정미립자측정 비저항측정 등 극한의 측정기술 개발도 활발하다.

    정밀측정기술 분야의 대상으로 선정된 대우중공업 해양기술부문은 서로
    형태가 다른 선박의 거대한 구조물들을 조립할 때 이를 관통하는 배관의
    위치와 크기 등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재현하는 기술을 개발, 선박 건조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데 이바지했다.

    계량.측정기개발 분야에서 우수상을 받은 LG정밀 구미공장은 2.7GHz 대역의
    스펙트럼 분석기를 개발해 전량 수입해온 이동통신분야의 주파수 계측장비를
    국산화했다.

    이 장비는 다량의 수출물량도 확보해 기술과 제품의 해외시장 진출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 정한영 기자 ch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4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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