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어떠한 상황에서 어떤 목적으로 기업명이나 상징 슬로건 등을
교체해야 하는가.

기업 컨셉트를 새롭게 정립하려 할 때 관계자들은 컨셉트의 내용과 상징
표현방식 외에 회사의 중심적 포지셔닝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복사기를 발명한 제록스사는 거의 25년간 복사기 시장을 지배해 왔고 제록스
는 복사기와 동의어로 사용돼 왔다.

70년대 제록스는 퍼스널 컴퓨터, 컴퓨터 네트워킹, 보험과 금융서비스
등으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했다.

이어 90년대에는 기존의 카피메이커의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종합적인
문서서비스(Document Service) 및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Document Company)
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기업의 이미지를 재정립했다.

제록스는 점점 더 디지털화돼 가는 미래에 대한 회사의 비전을 표현하기
위해 상징을 "디지털X"로 정했다.

디지털X는 그 모양 자체가 회사의 사업구조를 표현할뿐 아니라 미래비전
까지도 함축하고 있다.

디지털X의 4분의 3은 전통적인 인쇄용 제품군을 의미하며 오른쪽 상단의
조그마한 정사각형들은 제록스의 새로운 비전인 디지털을 상징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새로운 아이덴티티는 유용성, 다양성 및 소비자의 감성에 초점을
맞추는 이미지 전략으로 바꾼 것이다.

새로운 기업컬러인 레드는 도큐먼트 컴퍼니로의 극적적인 변화를 상징할 뿐
아니라 생동감과 전진, 확고한 기업의 신념 등을 의미하며 블랙은 이전의
기업컬러였던 블루를 계승하여 지성과 신뢰를 나타냈다.

이같은 상징의 변화는 앞서가는 기술력으로 오피스 생산성을 위해 노력해온
제록스가 오피스의 디지털화를 선도함으로써 고객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함은
물론 새로운 21세기와 새천년에 업계의 선도자로서 발돋움하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와 함께 제록스는 새로운 변화를 창출하는 창조적인 기업으로서 새롭게
포지셔닝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김혜옥 디자인 커넥션 사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