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건물로 알려진 강원도 오대산 상원사 적멸보궁 속칸에서 남한에
3채 밖에 남아있지 않은 다포식 목조건물이 발견됐다.

대한불교 조계종 불교문화재조사단은 상원사 적멸보궁(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모신 곳)의 건물 내벽과 천장을 정밀조사한 결과 적멸보궁의
속칸이 15세기 후반께 지어진 다포식 건물로 추정된다고 5일 밝혔다.

다포식이란 공포(처마의 무게를 받치기 위해 기둥 머리에 댄 나무쪽들)를
기둥과 기둥 사이에도 연결한 것을 말한다.

이에 비해 기둥 위에만 공포를 짠 양식은 주심포 양식이라 부른다.

조사에 참여한 이강근 경주대 교수는 <>삼분두 가앙 공안 등 공포의 형태
<>기둥의 배흘림(가운데를 불룩하게 다듬은 것) 모양 <>닫집 뒤쪽 우물반자의
조각 단청 <>귓기둥 창방 뺄목의 초각 등이 조선 전기의 건축양식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17세기까지 지어진 목조 건물은 학술적 문화적 가치 때문에
대부분이 국보나 보물로 지정돼 있다"며 적멸보궁도 보물급 이상의 문화재로
지정되기에 손색이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남한에 남아있는 다포식 건물은 서울 남대문(국보 1호), 봉정사
대웅전(보물 55호), 개심사 대웅전(보물 143호) 등 3채에 불과하다.

1874년 중건 공사때 지어진 상원사 적멸보궁의 외관은 지난 71년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28호로 지정됐다.

신라 자장율사가 직접 석가모니의 정골 사리를 옮겨와 모셨다는 곳으로
알려진 이곳은 양산 통도사, 영월 법흥사, 태백 정암사, 설악산 봉정암 등과
함께 5대 적멸보궁으로 꼽힌다.

조사단은 월정사 일대 불교 문화재 3백79점을 조사하다가 이같은 사실을
발견했다.

내년에는 해인사 교구 관할 47개 사찰의 문화재 5백64점을 조사할 계획이다.

< 강동균 기자 kd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