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를 맞은 향수시장에 신제품이 대거 쏟아지면서 국내외 업체들간의
고객선점 경쟁이 치열하게 불붙고 있다.

IMF경제위기 후 수요가 급감했던 향수시장은 경기회복세를 타고 수입
화장품업체들이 판로재공략에 나선데 이어 태평양등 국내업체들까지 가세,
전체 외형이 지난해의 2배 가까이 팽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판촉활동을 자제했던 외국 향수메이커들은
경기호전으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되살아나자 앞다투어 신제품을 내놓고
수요확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일부 외국업체들은 밀레니엄 특수를 겨냥한 고가의 향수제품을 한정
판매하면서 고객들의 구매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샤넬은 밀레니엄제품으로 전세계적으로 2천개만 생산된 여성용 향수
"No.5 오드퍼퓸"을 수입, 1일부터 판매에 나섰다.

개당 80만원 안팎을 호가하는 이 제품은 한국에 80개만이 수입됐으며
샤넬은 희소가치를 높이기 위해 일련번호를 부여해 현대백화점 갤러리아
백화점 등에서 팔고 있다.

역시 다국적기업 로레알의 브랜드인 랑콤은 "2000 et Une Rose(2000년과
장미)" "트레졸" "포엠" 등 3가지 신제품을 밀레니엄 전략상품으로 12월초
부터 백화점 등을 통해 한정판매한다.

캘빈클라인 등을 수입판매하는 더 유통은 곧 밀레니엄 제품으로 남성용
향수 "캘빈"을 내놓고 본격적인 수요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앞서 씨이오인터내셔널은 지난달 26일 남성용 신제품 "휴고다크블루"
를 국내시장에 첫선을 보였으며 부루벨코리아는 새 여성용 향수 "울트라
바이올렛"의 런칭행사를 가졌다.

수입향수의 한국시장 상륙은 10월 초에도 활발, 씨씨코리아가 여성용 향수
"구찌러쉬"를, 랄프로렌이"로맨스", 까샤렐이 "노아"를 각각 시장에 내놓는
등 하반기 들어서만 수십개의 신제품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왔다.

이처럼 시장이 급속히 팽창하자 그동안 구색맞추기로 일부 향수제품을
판매해 왔던 태평양, 한불등 국내 업체들도 판로개척에 본격 나서고 있다.

태평양은 최근 사내벤처 기업형태로 "에스쁘아"라는 화장품사업부문을
별도로 분리해 향수시장 공략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수입품 일색인 향수시장에서 에스쁘아를 대표적 토종 향수브랜드로 키워
이들 수입제품들과 정면승부를 벌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이제 향수는 사치품이라기보다 기호품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시장 전문가들은 올 한햇동안 1천3백억원대로 불어날 것으로
추산되는 향수시장을 놓고 업체간의 선점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이들은 점치고 있다.

특히 남성들의 미용에 대한 관심이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있는 점을 주목,
여성용보다 남성용 향수의 수요신장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 김수찬 기자 ksc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