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보다는 창업을..."

취업시즌이 다가왔지만 취업준비는 하지 않고 "나만의 사업"을 해보겠다는
창업지망생이 크게 늘고 있다.

바늘구멍같은 취업문을 뚫기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겠다는
신세대의 심리가 작용한데다 창업하는 것이 과거에 비해 훨씬 쉬워졌기
때문이다.

<> 추세 =창업을 준비하는 각 대학내 창업동아리의 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중소기업청에 지원을 요청한 창업동아리는 지난 97년 93개였던 것이 지난해
1백64개, 올해는 2백69개로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 상반기 6대 도시에서 창업한
회사중 대표이사 나이를 알수 있는 신설법인은 모두 6천5백50개였다.

이 가운데 6백25개사가 20대가 세운 것이다.

법인 형태가 아닌 경우까지 합치면 그 수는 엄청나게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이 대학생이나 졸업생이라는 사실은 불문가지다.

중소기업청 조사에서도 이같은 사실이 그대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청은 "최근 업종별 창업동향"이란 자료에서 99년8월 전체 신설법인
가운데 소프트웨어 및 정보통신업이 10.1%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업종 대부분이 창업이 줄어드는 추세인데 반해 이 분야의 창업은 계속
늘어가고 있다.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지난 여름부터 창업에 대해 문의해 오는 대학생들의
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8월까지 신설된 소프트웨어 및 정보통신업체 1천4백4개 가운데 상당수
가 대학생 창업일 것으로 중소기업청은 보고 있다.

<> 왜 늘어나나 =대학생들의 창업열풍을 부채질하고 있는 요인은 역시 정보
통신 산업의 성장이다.

인터넷 사용자수가 5백만명을 넘어서면서 참신한 아이디어나 기술력과
PC한대만 있으면 창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보나 콘텐츠 제공(IP, CP), 전문 사이트개설, 웹컨설턴트 등은 목돈없이
창업하거나 프리랜서로 활약할 수 있는 방법이다.

또 벤처기업의 경우 2천만원만 있으면 주식회사를 차릴수 있도록 법이 개정
돼 회사를 차리기가 쉬워졌다는 점도 대학생 창업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와 지자체들도 창업보육센터를 늘리는 등 벤처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중소기업청은 창업동아리가 창업을 신청해오면 자금을 지원하고 있고 중소
기업진흥공단은 참신한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것을 돕기 위해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에게 1인당 1억원씩 지원해주는 제도를 마련했다.

또 대학별로 운영되고 있는 창업보육센터의 개설 등도 대학생 창업에 불을
지피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교수들의 벤처창업 붐도 대학생 창업에 요인이 되고 있다.

중소기업청 조사에 따르면 현직 교수가 직접 창업한 기업만도 40개며
임원이나 직원으로 참여한 교수도 68명이나 됐다.

이에따라 컴퓨터나 정보통신 분야에서는 교수가 창업하지 못하면 "왕따"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들 창업 교수의 연구실은 취업시즌을 맞아 창업을 원하는 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뤄 창업컨설팅사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 대학 관계자는
전했다.

<> 성공요건 =창업한다고 해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미국에서 벤처기업의 성공확률은 5%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통계도 나와
있다.

따라서 성공을 위해서는 몇가지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우선 해당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이 풍부해야 한다.

해당분야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가 있어야 미래를 내다볼 수 있고 소비자의
기호변화를 신속하게 따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새로운 정보를 계속 입수할 수 있는 정보창구를 마련해 놓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한다.

아이디어에만 의존해서도 안된다.

해당분야에 대한 확실한 노하우가 없으면 아이디어는 금방 바닥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신사업에 대한 끊임없는 사고가 필요하다.

매일매일 발전하는 정보통신 사업의 환경변화에 대응하고 소비자들 요구를
따라잡기 위한 것이다.

< 김용준 기자 junyk@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