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가 커지면서 겨울의 문턱에 다가섰다.

요즘 노인들에게 바람이 있다면 쌀쌀해진 날씨를 큰탈없이 보냈으면 하는
것이다.

노인들은 외부환경의 변화에 대한 생리적인 대응능력과 질병에 대한 저항력
이 크게 떨어진다.

따라서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 길목에서 건강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윤종률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환절기 노인의
건강관리에 대해 알아본다.

<> 호흡기질환 예방 =감기 유행성독감 폐렴 등을 조심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기관지의 저항력이 떨어진다.

모세기관지가 균을 제거하는 기능도 떨어져 쉽게 감기나 폐렴에 걸릴 수
있다.

특히 흡연자는 기관지섬모의 활동이 줄어들어 호흡기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다.

매년 1~2월에 유행하는 독감은 증상이 심하고 합병증과 이로 인한 사망위험
이 높은 편이다.

노약자는 매년 10월부터 11월 중순까지 독감예방접종을 받는게 바람직하다.

너무 빠르거나 늦은 예방접종은 효과가 없으므로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55세 이상은 감기가 걸린뒤 합병증으로 폐렴을 앓기 쉬워 폐렴예방접종도
받는 것이 좋다.

폐렴예방접종은 평생에 한번만 맞으면 된다.

전에는 어린이나 젊은이에게 주로 나타났던 알레르기성 천식이 요즘에는
노인에게도 흔해졌다.

감기가 걸린뒤 또는 찬 공기나 매연으로 호흡기가 자극받아 심해지게 된다.

이런 원인을 피하고 약물을 적절히 사용함으로써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 체온유지 =노인은 몸 자체에서 열을 내지 않아 체온이 낮다.

체중에 비해 근육의 비중이 줄고 근육의 활동성 또한 떨어지기 때문이다.

체내에 흡수된 포도당이 효과적으로 대사되지 않는 것도 원인이다.

또 노인은 당뇨병 심장병 갑상선질환 신경증 영양결핍 등으로 체력소모가
커진다.

이로 인해 복용하는 약물도 체온조절기능을 교란하므로 체온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술을 마시고 쌀쌀한 날씨에 장시간 노출되면 저체온증에 빠질 수 있다.

저체온증이 나타나면 맥박과 호흡이 빨라진후 저혈압 의식혼탁이 오면서
위험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낮과 밤의 기온차가 10도 이상 벌어지고 건조한 날씨가 계속될 때
외출을 삼가야 한다.

적절하게 난방하여 실내온도를 20도 이상으로 유지하고 가습기를 틀어야
한다.

<> 환절기 운동과 옥외생활 =기온이 떨어지면 혈관이 수축하므로 운동을
하면 뇌심혈관계에 부담을 준다.

이로써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이 유발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전혀 운동을 하지 않으면 심폐기능이 저하되고 근육이 위축되어
건강유지에 나쁜 영향을 준다.

이럴 땐 기온이 올라가는 낮에 걷기 등의 운동을 적당히 하는 것이 좋다.

더운 한낮 밖에서 운동하다 보면 땀을 많이 흘리게 되는데 일교차가
심하므로 감기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체온을 보호하면서 땀 흡수가 잘되는 긴 옷을 입도록 한다.

<> 피부 가려움증 =나이들면 진피의 두께가 얇아지고 외분비선의 기능이
감소한다.

여기에 건조한 기후로 피부각질이 갈라지고 일어나면서 옷과 마찰이
이뤄지면 피부 가려움증이 생기기 쉽다.

피부 알레르기가 있거나 피부가 건성인 사람은 목욕횟수와 시간을 줄이고
강한 비누의 사용을 피해야 한다.

목욕이나 샤워 후에는 습기가 마르기 전에 피부보습제나 오일을 전신에
충분히 발라준다.

목욕물 온도는 40도가 적당하다.

한증막에서는 혈관확장으로 인한 저혈압이, 찬물에서는 혈관수축에 따른
고혈압이 오므로 노인은 한증막과 냉온욕을 삼가는게 좋다.

<> 식사조절 =활동량이 줄어들게 되므로 지방질의 섭취를 줄인다.

과일과 야채의 섭취가 줄면서 비타민 무기질이 모자라기 쉬우므로 종합
비타민을 이용해 인위적으로 보충하는게 바람직하다.

특히 일조량이 감소하게 되면 비타민D가 부족하기 쉽다.

물을 많이 먹어 노폐물의 축적을 막는다.

소화력이 약한 노인은 식후 소화기관으로 혈액이 일시에 몰리는 "식후
저혈압성 현기증"이 생기기 쉽다.

식사는 가급적 천천히 하고 조금씩 여러번에 걸쳐 나눠 먹는다.

현기증이 나타나면 녹차나 커피를 마셔 증상을 개선해 보는게 좋다.

< 정종호 기자 rumba@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