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는 지금 위기에 처해있다. 이 위기는 붕괴로 이어질수도 있는
반면 한편으로는 한 단계 도약할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지난해 아시아 외환위기의 원인과 영향을 분석한 "아시아의 몰락"으로 주목
받았던 아시아 경제 전문가 칼럼 헨더슨이 중국경제를 분석한 새 책을
내놓았다.

"벼랑끝에 선 중국"(이기문 저, FKI미디어, 9천5백원)은 아시아는 물론 세계
경제 질서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중국경제의 성공에 감춰진 문제점들을
살펴보고 그 해결책을 찾아본다.

중국으로선 가슴 아플 중국 경제의 취약점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큰 위기를
맞이할지도 모른다는 경고가 주된 내용이지만 미래가 불투명한 것만은
아니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도 함께 담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중국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첫번째 과제로 비효율
투성이인 국영 기업의 개혁과 실업 문제 해결, 부패 척결 등을 꼽는다.

특히 국유은행은 부실채권으로 사실상 파산상태라고 진단하고 국가 재정의
안전성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 20년간 눈부신 성공을 보여준 중국 경제는 최근 불길한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90년대 초반 이후 매년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

지난해 4백36억달러에 달했던 무역흑자가 올해에는 2백50억달러로 줄어들
전망이다.

저자는 중국이 싼 임금, 근면함, 상대적으로 높은 교육을 받은 노동력
등이 외국자본과 결합하는 아시아적 경제 모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투입량에만 의존하는 성장은 언젠가 한계에 부딪히게 마련이라고
말한다.

앞으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값싼 제품이나 저임금 노동력만이 아니라
창조와 혁신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중국정부는 개혁 강도를 높여 자유시장경제라는 외부의 힘을 감당할수
있을만큼 내부 구조를 개선할 것을 주문한다.

이 책은 중국경제에 대한 잘못된 허상도 언급한다.

중국의 소비시장은 무한한 가능성을 제공하는 황금 시장이라는 인식은
올바르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많은 서구기업들이 중국시장을 새로운 골드 러시(Gold Rush)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는 그들이 중국에게 금광 노릇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는다.

중국 현지수요를 제대로 파악하기 전까지는 중국 진출을 성급히 결정하지
말라는 충고다.

< 박해영 기자 bono@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