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세기, 성장하는 기업의 조건 ]

일본인들에게 90년대는 "잃어버린 10년"이다.

80년대의 버블경제가 붕괴되면서 기업들의 재무구조는 악화되고 수 많은
회사가 파산했다.

특히 97년 10월과 11월 사이 산요증권, 야마이치증권, 훗카이도 타쿠요우
은행의 연이은 도산은 일본열도를 충격 속으로 몰아넣었다.

"21세기, 성장하는 기업의 조건"(히로시 기리우 저, 정현 역, 현대문학,
9천원)은 이처럼 성장엔진을 상실한 채 방황해 온 일본의 자기반성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우량 벤처기업과 시대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도태된
대기업들을 비교, 분석하고 이를 통해 21세기 기업의 생존전략을 제시한다.

그는 일본 기업들의 잇따른 경영파탄은 90년들어 두드러지지고 있는 "시장에
의한 선별과 도태의 과정"이라고 진단한다.

히다치 도시바 등 한때 소니와 함께 명문으로 꼽혔던 기업들의 주가가
곤두박질 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저자는 "지금 기업들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창조해 갈
재능과 도전의지가 충만한 기업가 정신이다"고 강조한다.

기업을 이끄는 최고 경영자의 리더십이야말로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역량이라는 얘기다.

그가 집중분석한 최고경영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과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사장.

두 사람의 경영상 공통점은 강력한 리더십과 변화에 대한 발빠른 적응이다.

기존의 경영자와 달리 강력한 카리스마로 조직을 이끌어 나갈 뿐 아니라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끊임없이 시장에 내놓으며 시장의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한다는 것이다.

저자의 진단은 일본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일본과 유사한 경제구조
를 지닌 우리와 전혀 무관치않다.

특히 "21세기 산업사회에서 기업규모는 더 이상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성장하는 기업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서구 기업을 따라잡는 전략보다는
독자적인 생존전략을 추구해야 한다"는 그의 지적은 구조조정의 소용돌이속에
있는 우리 기업인들에게 여러가지를 시사한다.

< 김형호 기자 chsa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