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현대전자의 64메가D램 장기공급 가격이 12달러선으로 올랐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현대전자의 주가는 큰 폭으로 오르지 못했다.

두 회사는 세계 1위와 2위 메모리반도체제조업체.

그러나 주가는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메모리 반도체라는 사업의 특성을 주식시장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메모리반도체는 일반 제조업과 성격이 판이하다.

일단 생산에 들어가면 물량조절이 불가능하다.

생산을 하면 할 수록 원가부담이 적어지는 특성도 있다.

수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원재료에서 뽑아내는 반도체수가 많아진다.

그래서 메모리반도체업체의 수익을 결정하는 데 수요가 중요하다.

수요가 충분하기만 하다면 가격이 동일하다고 해도 생산을 하면 할수록
이익이 늘어난다.

그러니까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지금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는 가격동향과
관계없이 수익이 증가하고 있다고 보면된다.

여기다가 가격까지 오른다면 금상첨화다.

물론 가격은 현물(spot)가격을 말하는 게 아니다.

현물시장은 일종의 장외거래시장이다.

메이저업체들은 장기공급계약을 맺는다.

따라서 현물시장의 가격등락은 마이너 선수끼리의 거래일 뿐이다.

최근 현물시장에서 64메가D램가격은 10달러선으로 내려왔다.

이는 대만의 중소PCB(인쇄회로기판)업체들이 생산량을 줄인게 배경이다.

메이저PC업체들과 장기공급계약을 맺고 있는 삼성전자나 현대전자와는 별
상관이 없는 얘기일 뿐이다.

한 증권전문가는 "대만의 지진여파로 PC생산이 차질을 빚으면서 극히 짧은
기간동안 공급초과현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이는 반도체 호황이라는 대세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며 "장기공급가격이 12달러선으로 올라섰다는
얘기는 수익이 몇배로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세계 반도체전문기관인 데이타퀘스트는 최근 오는 2002년까지 수요초과현상
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 조주현 기자 fores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