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우현 부사장은 "디지털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백 부사장실에는 디지털 영상전화기와 노트북PC, 인터넷오디오인 MP3,
LCD(액정표시장치)모니터와 디지털TV 등 첨단 디지털 제품들로 가득차 있다.

출장시에도 노트북PC와 MP3를 항상 휴대한다.

새로운 디지털기기 등에 대한 자료를 찾을 경우 즉각 동영상 사진 파일을
연구소로 보낸다.

또 호텔에선 전자우편을 꺼내 보고 곧바로 답장을 써 보낸다.

시간이 나면 MP3로 인터넷에서 음악을 다운받아 즐긴다.

"제품이용이 바로 첨단 신기술개발의 지름길"이라는 소신 때문이다.

그는 항상 신제품 판매에 앞서 직접 써보고 성능을 살핀다.

지난 9월 선보인 디지털 인터넷 노래방시스템 시판을 앞두곤 노래를 선곡해
불러 보며 제품을 평가했다.

디지털TV와 CD-RW도 마찬가지였다.

디지털 분야에 대한 백 부사장의 해박한 지식에 대해선 연구원들도 놀랄
정도다.

이 분야 세계 최고 권위자답게 연구소에서 연구원들에게 회로도를 놓고
직접 설명한다.

현장 테스트도 하며 토론을 벌인다.

대화엔 격의가 없다.

지난 8월중순의 일화는 아직도 연구원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더운 여름날 늦은 밤 서울 우면동에 있는 디지털TV연구소에 예고없이 그가
나타났다.

5백원짜리 아이스크림이 가득 든 큰 봉투를 든 채였다.

백 부사장과 수십명의 연구원들은 이날 밤을 새우며 디지털TV의 장래에
대해 얘기를 주고 받았다.

< 윤진식 기자 js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