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주가는 이제 올데까지 온 것인가.

종합주가지수가 급반등했는데도 한국과 미국의 반도체주가 동반 약세를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날 미국증시가 상승했지만 반도체 관련주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반도체및 첨단기술주가 주로 상장돼 있는 나스닥시장은 다우지수와
달리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 주가의 바로미터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이날
8.42%나 급락했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역시 5%정도 하락하는등 반도체 주가가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메릴린치 증권은 이날 마이크론테크놀로지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이와관련해 증권업계 일각에서 반도체 주식이 "상투"를 이미 지난 것
아니냐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전자등 대표적인 반도체 관련주가 이날 종합주가지수가
상승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약세를 면치 못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증권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외국인은 3일 연속 삼성전자를 매도했다.

일부 투신권도 삼성전자의 비중을 줄이기 시작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단기적으로 약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반도체 주가가 세계적으로 동반약세를 보이고 있는 배경은 대만지진으로
PC업체가 생산차질을 빚으면서 D램 수요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전문가
들은 해석하고 있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전날 크게 하락한 것도 델 컴퓨터사가 실적악화를
우려, D램가격이 떨어질 때까지 PC의 D램 메모리용량을 줄이겠다고 밝혀
향후 D램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데 따른 것으로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실제 64메가 D램은 현물시장에서 개당 12.98-14.04달러에 거래되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그러나 이같은 상황으로 반도체 주가가 단기적으로 약세를
보일수 있으나 장기전망은 여전히 밝다는 쪽의 견해가 우세하다.

전우종 동원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부문이 전체
손익에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불과한데다 단말기 TFT-LCD등이 초호황을
누리고 있어 1년후 지금보다 두배이상 상승할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Y2K(컴퓨터 2000년인식 오류문제) 해결을 위한 D램의 신규수요를
고려할 경우 반도체 가격은 내년까지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 장진모 기자 j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