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돈버는 사람"을
꿈꾼다.

벤처기업가들중엔 이같은 유형이 적지 않다.

그도 그럴것이 벤처기업가들은 대부분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로 승부를
걸었다.

따라서 자신의 분야에서는 모두가 대가들이다.

"일이 곧 취미이자 취미가 곧 일"인 사람들이다.

나눔기술의 장영승(36) 사장은 여기에 딱 떨어지는 사람이다.

그의 취미는 피아노 연주와 작곡, 노래부르기다.

대학재학시절 "깜박잠"을 비롯해 10여 곡을 직접 만든 실력파.

장 사장은 이같은 취미를 비즈니스로 연결시켰다.

지난 10월 디지털음악서비스 사업에 진출하면서 본격적인 음악사업에
뛰어들었다.

취미를 사업으로 바꾼 것이다.

장 사장은 사업발표회를 음악이 흐르는 압구정동 카페에서 열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장 사장을 조금 아는 사람들은 "취미는 취미로만 그쳐야지 사업으로
성공시키기는 힘들다"며 걱정스러운 눈빛이다.

하지만 장 사장은 개의치 않는다.

"앞으로 돈되는 사업(디지털음악)이 분명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데 성공은
필연적"이라는 식이다.

"사오정전화기" 하나로 우뚝선 YTC텔레콤의 지영천(38) 사장도 전형적인
"취미형" 벤처기업가다.

지 사장은 탁월한 아이디어맨이다.

아이디어 짜내기가 취미일 정도다.

끊임없이 샘솟는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연결시켜 빛을 본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원래 약사 출신이다.

가업을 이어받아 정미소를 운영하며 쌀장사도 해봤다.

당시 됫박에 담아 팔던 방식에서 벗어나 포장쌀을 만들어 공급한 것도 그의
아이디어였다.

평소에도 "벤처기업이라면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개발해야 계속해서 생존할
수 있다"는 지론을 강조한다.

제품 하나 히트시켜 안주해 버린다면 벤처가 아니라는 얘기를 입버릇처럼
한다.

"재미를 갖고 미친듯 일하다보니 어느날 아침 갑부가 돼있더라"는 말은 지
사장에게 딱 어울리는 표현이다.

도도가구의 길준경(39.여) 사장도 취미를 사업으로 바꿔 성공한 사람이다.

길 사장은 프랑스 국립장식미술대학원을 나온 인테리어 디자이너 출신.

"새로운 아이디어 짜내기"가 특기일정도로 아이디어가 풍부하기도 하다.

그는 이같은 취미와 장점을 살려 32살에 가구업체를 세웠다.

그 결과 지금은 아동가구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는 벤처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 정종태 기자 jtch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