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특별위원회 안병우(51) 위원장의 움직임에 2백70만 중소기업인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최근 대통령이 주재한 첫 번째 전국중소기업인 대회의 산파역을 맡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지난 5월 부임 직후부터 새 천년 중소기업 정책의 틀을 만드는 대역사를
진두지휘하고 있어서다.

내년초 내놓을 "중소기업발전 10개년 비전"이 그것이다.

또 내년에는 안 위원장의 집도 아래 중기청을 비롯, 모든 부처의 중기관련
법령이 전면 손질된다.

벌써부터 각 부처가 그의 움직임에 주목하는 이유다.

더욱이 12개 부처에 흩어진 중소기업 관련 예산을 사전심의하는 역할이
그에게 주어진다.

전체적인 밑그림없이 부처간에 경쟁적으로 추진돼 행정의 비효율성을 낮은
문제점들이 수술대에 오르는 것이다.

그는 중소기업 기초통계를 강화하겠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부실한 정책인프라 위에서는 좋은 정책이 나올 수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가 "중소기업 정책"이란 키워드로 경제정책 전체를 조망하는 것은 예산
전문가라는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옛 경제기획원 시절부터 그는 예산실에서 잔뼈가 굵었고 나라살림 전체를
다루는 예산실장, 예산청장을 맡았다.

그가 장관급이긴 하지만 "한직"으로 알려진 중기특위원장 자리에 앉은
이유가 이제 서서히 드러나는 것이다.

결코 한직이 아니라 중소기업의 백년대계를 세우는 막중한 자리인 셈이다.

안 위원장은 귀가 열린 사람으로 통한다.

그래서인지 박상희 기협중앙회장, 한준호 중기청장, 박삼규 중진공 이사장
등과 월례모임을 결성해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

< 오광진 기자 kj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