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증권사가 몰려온다.

이름만 낯선 그런 증권사가 아니다.

패러다임이 전혀 다른 증권사다.

사이버로 무장한 회사들이다.

이미 사이버 증권은 한국증시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사이버 거래량은 세계 1위이다.

기존 업체들도 사이버를 중심으로 회사의 틀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사이버 증권사로의 전환은 어쩌면 필연인지도 모른다.

사회 전체가 네트워크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미 시장 쟁탈전은 시작됐다.

한국종합금융 미래산업 나래이동통신 미래에셋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기존 회사들도 사이버 영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길을 걷다보면 발에 채이는게 증권사이던 시절은 종말을 고하고 대신 객장이
사이버 공간으로 옮겨가고 있는 셈이다.

사이버 증권사가 출범하는 것은 다양한 의미를 갖는다.

단순히 싼 수수료로 주식거래를 중계하는 브로커업무에 만족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대신 차별화된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할 전망이다.

최근에는 사이버 공간을 이용해 주식시황을 실시간으로 전달하는게 보편화
됐다.

기업들의 실적분석등도 서비스된다.

과거에는 그렇게 생각할 수 없었던 일이다.

그러나 사이버 공간은 이런 서비스를 가능케했다.

증권사들은 여기서 한발 더나아가 서비스의 질적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되 그에 맞는 서비스 수수료를 받는다는 계획"
(동원증권 김남구 전무)을 세워놓고 있다.

정보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정보와 분석자료를 주되 적당한 수수료를
받겠다는 것.

현대증권 삼성증권등 도 정보의 가치에서 수익을 올리는 "정보 브로커리지"
를 업무영역으로 개척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또 고객의 자산을 관리해주는 랩 어카운트(wrap account) 등도 조만간
실시될 조짐이다.

증권사가 고객의 자산을 맡아서 늘려주는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이버 증권사의 출현은 증권업계의 판도 자체가
변화한다는 의미"라며 "고객을 얼마나 확보하느냐는 이제 점포수가 아니라
정확하고 빠른 서비스를 누가 제공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 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