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기득권과 우아한 경영전략의 포기"

한때 파산직전까지 갔던 애플컴퓨터가 "버림의 미학"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뉴욕타임스는 "난파선"에 비유될 정도로 엉망이었던 애플컴퓨터가 우아한
경영전략과 기득권을 포기함으로써 제2의 성공 신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애플이 가장 먼저 버린 것은 고질적인 "기술집착증".

기술대신 디자인개발로 선회했다.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누드컴퓨터 "아이맥"의 출시가 그 첫번째
작품이다.

아이맥컴퓨터는 98년초까지만 해도 5%에 불과했던 애플의 미국시장 점유율을
일거에 10%로 끌어올렸다.

기술도 버렸다.

지난 4월 컴퓨터 프로그램 제작과 운용에 필요한 "소스코드"의 비밀을
내놓았다.

코드공개로 애플컴퓨터는 기업용 리눅스 운용체제로 선정됐다.

또 MIT가 애플의 매킨토시 운영체제를 채택한 것도 코드공개덕이었다.

앉아서 고객을 기다리던 거만한 영업방식도 버렸다.

대신 수요자들이 보다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매장을 확충하고, 이전에는
거들떠보지 않았던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말레이시아와 한국 등 경제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는 신흥시장을 대상으로
시장조사를 벌이며 매장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올해 광고비로 1억달러를 책정했다.

최근의 애플컴퓨터 영업성적표는 눈이 부실 정도다.

지난 2.4분기와 3.4분기에도 각각 1억3천5백만달러, 2억3백만달러의 순익을
남겼다.

이미 작년도 총순익 3억9백만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불과 2-3년전인 지난 96과 97년에 각각 13억8천3백만달러와 10억7천만달러의
순손실을 내며 파산지경에 처했던 애플이었다.

실적이 개선되면서 주가도 급등하고 있다.

97년 7월2일 주당 13.19달러이던 주가가 지금은 66.69달러로 4백%이상
뛰었다.

지난달 20일에는 79.06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월가의 분석가들은 "현재 시장 점유율 6위에서 4위로 올라가는 것은 시간
문제"라며 "주가도 추가상승의 여지가 많다"고 관측했다.

< 방형국 기자 bigjo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3일자 ).